(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주주총회가 본격화한다. 국내 조기 대선과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불확실성에 재무사정과 전망 등이 주주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17일 오전 9시에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오는 24일에는 ▲대림산업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의 주총이 몰려있다. 대우건설은 28일에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작년 연간 실적결산을 마치고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주요 건설사의 주총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작년 시가배당률이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높았던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경영성과에서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보통주 1주에 700원을 현금 배당하는데 배당기준일 주가의 1.57%다. 한 주당 배당금도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많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5천17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사상 최대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영업이익이 6천500억원까지 오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금성 자산은 1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는데 직원 성과급에 이어 배당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보통주 한 주에 500원을 배당한다. 시가배당률은 1.20%로 전년에 이어 1%대를 유지했다. 현대건설은 작년에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자리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선보이면서 주택경기 호황의 반사이익을 누렸다.

삼성물산도 보통주 한 주당 현대건설과 같은 규모로 배당했지만, 주가가 높은 탓에 배당률은 0.4%에 머물렀다. 갈수록 위축되는 국내 주택시장의 입지에 합병 논란까지 더해져 삼성물산의 주가는 약 5개월간 20% 이상 내려왔다.

다만, 최근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최대 수혜주로 삼성물산이 꼽히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은 작년 1천3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28조원을 넘어서 영업이익률이 부진하다.

대림산업은 삼성물산과 같은 시가배당률은 보였다(보통주 한 주당 300원 배당). 작년 영업이익이 4천194억원으로 지난 2013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대림산업은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사상 최대 규모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GS건설과 회계 신뢰성 논란이 불거진 대우건설은 배당을 못 한 채 주주들을 맞는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미국까지 금리를 올려 주주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에도 관심을 둘 수 있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건설사들은 부채가 많아 이자율이 인상하면 고정비용 부담이 높아진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줘 분양률이 떨어지거나 주택 과잉공급에 실적이 영향권에 들어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보다 건설사들의 현금 유동성이 좋아지긴 했지만, 만기가 단기화하는 경향도 있고 자금조달이 꾸준히 필요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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