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코미코와 서진시스템이 기업공개(IPO) 공모시장에서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업종 전망이 밝은 데다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상장 후 이들 기업의 유통 가능 물량이 적은 점도 IPO 흥행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 코미코·서진시스템, IPO 흥행…"의무보유확약 비율 30% 넘어"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세정·코팅업체 코미코는 지난 7~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80.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범위(1만1천~1만3천원) 최상단인 1만3천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13~14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통신·반도체 장비업체 서진시스템도 경쟁률 588.93대 1을 기록해 공모가가 희망범위(2만1천~2만5천원) 최상단인 2만5천원으로 결정됐다.

이들의 수요예측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다.

코미코와 서진시스템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각각 30.91%, 36.65%다. 올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다른 업체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0%, 서플러스글로벌은 1.04%, 호전실업은 2.50%, 피씨엘은 0.46%에 불과하다. 올해 코미코와 서진시스템의 수요예측 전까지 가장 높았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19.13%였다.

기관 투자자가 수요예측에서 일정 기간 의무보유를 확약하면 기관 투자자는 그 기간에 해당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자로 지정돼 일정 기간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증권사의 한 IPO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가 의무보유를 확약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업종 전망·밸류에이션·유통 가능물량…3박자 맞아 떨어져

이처럼 코미코와 서진시스템이 IPO 흥행에 성공한 것은 이들 업체의 업종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슈퍼 사이클이 도래함에 따라 글로벌 고객사의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코미코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코미코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함께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코미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거래 관계를 갖고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모두 공급하는 업체는 코미코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진시스템은 통신장비 중심에서 휴대폰, 반도체, 자동차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3D 낸드(NAND) 설비투자 활성화로 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서진시스템은 글로벌 기업 램리서치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코미코와 서진시스템의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 IPO 흥행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코미코 공모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8.5배다. 이는 국내 유사업체(와이엠시, 티씨케이 등)의 평균 PER 10.8배보다 약 21.4% 할인된 수준이다. 서진시스템 공모가도 국내 유사업체(성우전자, 유아이엘 등)의 평균 PER 대비 약 30.6% 할인된 수준이다.

이들 업체의 유통 가능 물량이 적은 점도 긍정적이다.

증권사의 다른 IPO 관계자는 "상장 후 코미코의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 수의 35.3%인 약 285만주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며 "서진시스템의 유통 가능 물량도 전체 주식 수의 29.0%인 약 164만주"라고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2년 6월 이후 IPO 기업 중에서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수익률이 높았다. 실제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20% 이하인 IPO 기업의 수익률은 59.6%였다.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20%~40%(36.4%), 40%~60%(21.6%), 60%~80%(30.9%)인 IPO 기업의 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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