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첫 금리 인상 직후 시장 단기금리를 인상해 자본유출을 차단하는 동시에 신용 위험을 억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인민은행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역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와 중기유동성창구(MLF) 금리를 각각 10bp씩 인상해 시중 유동성을 축소하는 긴축 행보에 나섰다.

우선,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뒤에 인민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자본유출 압력을 차단하고, 위안화 절하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줄리앙 에번스-프리차드 캐피털이코노믹스(CE)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이날 금리 인상과 함께 연준의 금리 인상을 언급했다며 이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하락 압력을 막기 위해 연준의 행보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노무라의 양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자본유출을 촉발해 중국 금융시스템에 부정적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이번 조치는 위안화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 웨이샤오 방정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의 금리 인상 뒤에 인민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미국과 중국의 금리 차를 축소해 위안화를 떠받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를 촉발해 위안화 절하 압력을 높이고 중국에서의 자본유출을 강화할 것으로 우려해왔다.

따라서 인민은행은 금리 인상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사전 차단한 셈이다.

인민은행은 이번 금리 인상은 기준이 되는 예금금리나 대출금리를 인상한 것과 다르다며 통화정책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은 인민은행이 분명한 긴축 기조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올해 인민은행은 온건하고 중성적인 통화정책을 구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중국 지도부는 금융 위험을 차단하는 것을 올해 주요 경제 정책의 우선순위에 둬 자산시장의 버블을 억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1월 말과 2월 초에 시작된 인민은행의 단기금리 인상은 인민은행이 긴축 기조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해석됐다.

지난 10일에도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자산 버블을 억제하기 위해 신용에 고삐를 죄겠다는 점을 분명히 시사했다.

저우 행장은 연례 기자회견에서 "경제에 너무 많은 신용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자산 버블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더 중성적인 통화 기조"가 기업들의 부채를 축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시장이 인민은행의 매파적 기조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고,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당국이 레버리지를 축소하기 위해 더욱 긴축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해왔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연준에 대한 대응일 뿐만 아니라 역내 신용 버블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단기금리를 인상하면서 경제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오르고, 실질 대출금리는 하락하면서 금융기관들이 신용을 확대할 유인이 크고, 주택 가격이 일부 도시에서 오르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시중에 풀린 과도한 신용을 억제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프리스의 션 다비 주식 전략가는 중국의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으로 그동안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왔다며 이날 조치는 인민은행의 "선제적인 긴축 조치"라고 평가했다.

장 판 RHB 이코노미스트도 시중 금리의 인상만으로도 중국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이 위축되고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레버리지를 해소하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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