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의 3월 금리인상에도연저점에 근접한 후 지지력을 확인했다. 미국 금리 인상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관측에 매수심리가 약해졌으나 달러화가 급락하자 저점 매수가 유입됐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1.60원 급락한 1,1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2월28일 1,130.70원 이후 보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달러화는 장초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1,129원대로 레벨을 낮췄다. 미국 금리인상 확인과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연준 스탠스에 달러화가 오랫만에 1,120원대로 하락했다. 달러화 급락 후에는 저점 결제수요가 하단을 떠받쳤다.

외환당국의 환율변동성 관리 의지도 달러 매도심리를 누그러뜨리면서 1,130원대 유지에 한 몫했다.

◇ 17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20.00~1,140.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화가 1,130원대에서 지지력을 보였으나 향후 방향성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면서 아래위를 넓게 열어놓는 양상이다. 저점 결제수요와 외국인 주식자금이 맞물리는 등 역내 수급도 팽팽하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화가 전일대비 갭다운되면서 숏플레이를 하기도 부담스러운 장이었다"며 "저점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됐는데 연중저점 1,127.60원이 깨질지 여부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 강세 요인이 많지 않지만 4월에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있어 달러화가 당분간 아래쪽을 향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오랫만에 달러화가 1,120원대로 떨어지면서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됐다"며 "1,120.00~1,140.00원 레인지로 보면 레인지 하단에 속하는 레벨이어서 달러화 숏도 롱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 급락을 반영해 전일대비 13.60원 하락한 1,130.00원에 출발했다.

개장초 달러화는 1,129.30원까지 하락폭을 키웠다. 미국 3월 금리인상 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이 별다른 매파적 스탠스를 보이지 않으면서 달러 매도를 불렀다. 연준 스탠스가 시장의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돼 롱심리가 희석됐다.

재닛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세 번의 금리를 올리겠다는 입장에 대해 "확실히 점진적"이라고 설명했다.

달러화가 보름만에 1,120원대 후반으로 하락하자 숏플레이는 다소 약해졌다. 일부 소규모 롱스톱이 일었으나 추격 매도가 약했다.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도 컸다. 이날 개장 전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나치게 변동성이 확대되면 여러가지 조치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도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고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과 부합한 가운데 향후 정책금리 예상 경로도 종전과 같아 일부 시장참가자의 금리인상 속도 가속화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며 "대외여건의 변화와 그 영향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시장 안정화 대책을 적기에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러화 하단이 막히면서 저점 결제수요가 유발됐다. 달러화는 1,130원대 초반으로 레벨을 높인 후 차츰 상승폭이 제한됐다.

달러화는 이날 1,129.30원에 저점을, 1,133.9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31.7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71억1천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0.80% 오른 2,150.08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715억원 어치, 코스닥에서 69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3.26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99.43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735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4.88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4.68원, 고점은 165.15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42억8천3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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