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연중 저점 수준까지 레벨을 낮추면서 바닥다지기 움직임이 나타날 지 주목된다.

미국이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고 점진적인 인상 기조를 확인하자 달러화는 다시 약세 흐름으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달러화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매파로 인식되기 이전인 지난달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24일 장중 저점인 1,127.60원에 시장 참가자들은 눈길을 두기 시작했다.

연저점 레벨이 깨지고 새로운 바닥이 형성될지가 관건이다. 현재의 레벨에서는 롱플레이에 나서기에 재료가 부족하다. 그렇다고 숏플레이를 하기에는 레벨 부담이 있다.

새로운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연저점 수준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한 것이다.

외환당국은 전일 시장 변동성이 확대하면 적기에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이지만 당국이 다시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설지 관심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 이후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은 아니다. 금리 인상 이전에 일중 변동폭(고점과 저점차이)은 11.00원에 달했던 적도 있다. 반면 전일은 오히려 4.60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전일대비 변동폭도 11.60원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다.

외환당국이 현수준에서 달러 매수에 나선다면 변동성 관리라기보다 레벨 관리가 되는 셈이다. 달러화는 이미 한차례 자율적인 저점 결제수요로 지지됐다.

이에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이 강도높게 나온다면 연저점 레벨을 크게 의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에 대한 부담으로 연결된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정당이 많은 표를 얻지 못한 점은 불확실성에 대한 완화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 15일 네덜란드 총선 개표결과 온건, 보수 성향의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이 제1당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150석 중 33석을 확보했다. 극우정당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의 자유당은 지난 선거보다 5석이 늘어난 20석에 그쳤다. 오는 23일 열리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도 극우 정당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네덜란드 우려는 한결 누그러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다시 달러 강세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내놨다. 15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환율정책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는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좋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특정 무역관계에서의 불균형을 다루길 원하고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므누신 장관의 발언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무역 불균형을 언급하면서 다른 나라의 통화 절상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발언 자체의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상황과 동떨어진 입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개장초부터 연저점을 테스트 하는 시도가 나타난 이후 제한된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 장중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지속된다면 더 하락할 수 있으나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1,120원대에서 적극적이기는 힘들다. 연저점을 낮추는 흐름에 그칠 가능성을 열어둘 만하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0 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9.50/1,130.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32.00원) 대비 2.05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26.00원, 고점은 1,130.0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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