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수출ㆍ투자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방문한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건의사항과 이에 대한 대책 등이 오갔다.

17일 창원산업단지에서 열린 중소ㆍ중견기업 대표와의 간담회에서는 기업들의 신용등급 산정의 한계와 지속적인 자금 지원 필요성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한기수 ㈜창원컴텍 대표는 "기업에는 기업신용등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그러나 신용평가가 재무제표 중심으로 돼 있어 기업의 성장성을 반영하는 데 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특히 IT산업 같은 경우에는 성장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평가 시점에 따라 등급이 A등급에서 C등급까지 내려간다"며 "제도적 보완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희천 미래테크 대표도 "현장 일선에서는 대출 심사를 하려고 하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재무제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신용평가가 진행되고 있는지 한 번 더 확인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재무제표 등 과거 기록을 바탕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업 신용평가 방법 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보증기금 등에서 기술 평가 보증을 하고 있지만, 신용평가 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도 기업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정책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박영빈 경남은행장은 "지방은행은 지역 내에 최대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재무제표는 물론이고 그 이외의 것을 볼 수 있는 전문 심사역을 양성하고 있다"며 "단순히 신용평가에 의존하는 것에서 나아가 오랜 거래 관계를 바탕으로 기업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고 대출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행장은 "지난해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예전보다 3~4배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재무상태가 여의치 않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금융기관들의 자금 지원을 좀 더 확대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김병국 ㈜낙원 대표는 "요즘은 기술개발 하는 것에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고급인력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들이 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지금도 우수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점과 협의한다면 좋은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우수 R&D에 대한 지원을 좀 더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처음에는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겠지만, 단순히 보증에 그치지 않고,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는 길도 마련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수출 기업에 대한 초기 비용 자금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에 대해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올해 수출기업 지원 자금 대출 규모를 2조원 늘려 추가 대출 여력이 있다"며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함께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 놨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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