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글로벌 담배 제조사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국내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조만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KT&G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대선 등 정치적 문제로 궐련형 전자담배 관련 세제안 통과가 늦어지면, iQOS가 싼 가격에 출시되면서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iQOS의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KT&G가 큰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QOS가 조만간 국내에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PMI는 iQOS의 판매 시장을 30~35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 중 한국도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QOS는 PMI가 2014년 11월 출시한 제품으로, 맛과 형태가 일반 궐련과 유사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10개였던 판매 시장이 그 해 12월 말엔 20개로 늘어났다. 한국과 흡연율이 유사한 일본에선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일본 시장에서 iQOS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0.8%, 2분기 2.2%, 3분기 3.5%, 4분기 4.9%까지 상승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iQOS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면 KT&G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주 연구원은 "국내에서 작년 12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관련 세제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대선 등 정치적 문제로 세제안이 빨리 통과되지 않으면, 초기에 외국산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보다 싼 가격에 출시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iQOS 출시 초기에 PMI가 기기 값을 큰 폭으로 할인해 판매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그럴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가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QOS 출시 이후, iQOS의 담배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KT&G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3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 KT&G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담배 사업 비중은 81.4%다.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KT&G 주가는 지난 17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반면 iQOS가 국내에 출시돼도 KT&G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 PMI가 iQOS 출시로 높은 수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며 "일본은 iQOS 흥행으로 이미 1조원 이상의 세수 감소가 나타난 이후, 세제구조 개편을 검토 중이고 한국 국회도 형평성 등의 이유로 세제 변경 입법 움짐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제 변경 입법으로 iQOS가 싼 가격에 출시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국내에서 iQOS의 수익성이 낮다면 PMI가 판촉을 활발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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