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약화해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5bp 내린 2.500%에 거래됐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밀린 1.316%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6bp 낮아진 3.111%를 보였다.

국채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기대로 상승 출발했다.

이번주 국채가는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존과 같은 올해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한 영향으로 상승했다가 전일 네덜란드 총선 결과와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하락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10년물 2.60% 수준에서 나타나는 매수세가 국채수익률의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KBC뱅크는 "주말을 앞두고 조정이 일어날 것 같다"며 "기술적으로 미 국채수익률은 주요 저항대를 뚫지 못해서 되돌려지는 것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10년물 수익률이 프랑스 대선 때까지 2.3~2.64%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은행은 올해 연준의 네 차례의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수석전략가는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는 여전히 연준 위원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지표 호조와 매파 발언은 우려를 키워서 시장을 과열되게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단스케방크는 (선진국) 국채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 뒤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개선이 계속되는 점이라며 따라서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 기간에서는 국채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은 또 올해 하반기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며 2018년 초 ECB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국채수익률의 잠재적 상승 압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미 국채수익률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오를 수 있다며 올해 말까지 10년 독일 국채수익률은 0.90%, 같은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3.0%를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호조를 보였지만 소비자들의 물가 기대가 약해진 것은 국채가 상승폭을 더 높이는 작용을 했다.

지난 2월 미국 산업생산이 제조업의 개선세에도 따뜻한 날씨에 따른 유틸리티 생산 감소로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다.

연준은 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0.0%(계절 조정치)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증가였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2월 제조업 생산은 0.5% 높아졌다.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전년비로는 1.2% 증가했다.

2월 광산부문 생산은 2.7% 증가했다. 이는 2015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전년비로는 1.8% 늘었다.

2월 유틸리티부문 생산은 전월 대비 5.7% 감소했다. 전년비로는 7% 줄었다.

2월 설비가동률은 0.1%포인트 내린 75.4%였다. 애널리스트들은 75.4%로 전망했다. 장기 평균은 79.9%다.

1월 산업생산은 당초 전월비 0.3% 감소에서 0.1% 감소로 상향 수정됐다.

1월 설비가동률은 애초 75.3%에서 75.5%로 높아졌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이코노미스트는 "2월 산업생산의 침체는 전적으로 날씨와 관련된 유틸리티 생산의 위축이었다"며 "광산업과 제조업은 강하게 회복을 지속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IHS 마르키트의 마이클 몽고메리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은 호황이 아니지만, 사면초가에 몰렸던 공장에서는 반가운 변화라고 볼만한 탄탄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0.6% 상승한 126.2를 나타냈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밝혔다. 이는 10년래 최고치다.

3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전월 대비 올라,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3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96.3에서 97.6으로 올랐다. 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97.5를 예상했다.

3월 기대지수는 86.5에서 86.7로 높아졌다. 3월 현재 여건지수는 111.5에서 114.5로 상승했다. 이는 2000년 이후로 가장 높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4%를 기록했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2.2%였다. 이는 1979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전달에는 각각 2.7%와 2.5%였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애론 콜리 전략가는 물가 설문이 미래 물가에 대한 최적 전망은 아니지만 확실히 역대 최저라는 점에 눈길이 쏠린다고 설명했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소비자태도지수는 상당히 좋은 지표는 아니라며 거품이 최고치이던 2000년 1월에 최고치를 보인 후 침체가 끝나던 2003년 3월에 바닥을 쳤고, 미 신용시장이 부풀려졌던 2007년 1월 다시 급등한 뒤 2008년 11월에 다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선임 머니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상했고, 시장은 최근 경제지표의 호조가 지속할 것이라는 신호를 찾고 있다"며 "물가가 다시 크게 오른다는 증거가 나타나기 전에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하에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2%선을 밑돈다면 투자자들은 단기물 투자로 쏠릴 것이다"고 예상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주말을 앞두고 게걸음 장세를 보이다가 마쳤다.

전략가들은 미 정부의 새로운 친성장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브린캐피털의 스코트 부차 헤드는 "많은 투자자들이 국채수익률 상승을 위해 인프라투자와 감세에 여전히 베팅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난관에 부딪힐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두 지역의 연방준비은행이 실시간으로 내놓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애틀랜타 연은의 모델인 'GDP 나우'가 추정한 1분기 GDP는 0.9% 상승에 불과하지만 뉴욕 연은의 '나우캐스트'는 2.8% 상승에 달했다.

양측의 차이는 뉴욕 연은이 심리 설문에 더 비중을 두지만 애틀랜타 연은은 실적지표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다만 이번주는 소매판매, 주택·건설, 제조업 지표가 나오면서 두 은행의 추정치가 모두 떨어졌다. 뉴욕 연은 전망치는 3.2%에서 애틀랜타는 1.2%에서 각각 하락했다.

미 정부의 1분기 GDP는 오는 4월 28일 속보치가 나온다. 민간 예측기관인 매크로이코노믹스어드바이저는 1분기 GDP를 1.3%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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