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30원선 하향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화가 레인지 하단에서 눈치보기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는 아직 연중저점을 경신하지 못한 상태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중저점인 1,127.60원(2월24일 장중 저점)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1,120원대는 저점 부근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저점 인식에도 연저점에 대한 미련이 나타나는 셈이다. 롱심리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달러화는 1,120원대 후반에서 수차례 결제수요를 비롯한 달러 매수가 유입됐다. 달러화 상승폭은 1,135원선에 못미쳤다. 미국 3월 금리인상 이후 롱재료가 약해지면서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은 탓이다.

달러화는 재차 1,120원대 후반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동안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환율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지양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 점은 원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

G20은 코뮤니케에서 "우리는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 및 무질서한 움직임이 경제 및 금융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재확인한다"는 문구를 유지했다. 그리고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의 배격한다"는 내용이 3년 만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입장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G20 참석 후 기자단과 만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오는 4월까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 대한 경계가 나타날 수 있어 당분간 원화 강세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날은 수급 변수에 주목할 만하다. 외환당국 경계심과 결제수요 등에 지지될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무거운 흐름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 10거래일째 지속되는 외국인 주식순매수 기조가 이어진다면 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일 수 있다.

다만, 주식자금을 제외하면 원화 강세 요인이 두드러진 것은 아니다. 과거 네고물량을 이끌어오던 조선업체는 아직 부진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 러시아 국영해운사로부터 유조선 4척을 약 2억4천만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현대삼호중공업은 선주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했던 시추선을 유럽소재 해운사에 3억7천만달러에 매각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종전의 선주사인 씨드릴사에 1억7천만달러의 선수금을 반환하고, 나머지 금액은 들어올 계획이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나눠서 들어오는 만큼 원화 강세는 제한적이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부 지원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는 점은 리스크요인이다. 수주 가뭄 탓에 대우조선해양은 밑빠진 독이 된 상황이다. 1조원 규모로 기대되고 있던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 드릴십(원유시추선) 수주마저 돈을 못받을 처지였다. 소난골이 오는 4월초 자금지불 가능성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주목하며 저점 낮추기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도 레인지 하단에서 숏플레이가 강하게 나오기는 어려워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G20회의를 마치고 오는 21일까지 국제결제은행(BIS) 3월 총재회의에 참석한다.

이날 일본 금융시장은 춘분으로 휴장한다. 서울환시 마감 이후에는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0.00/1,130.8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30.90원) 대비 0.25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28.20원, 고점은 1,131.00원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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