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삼성전자 독주와 외국인 매수 기조 등 국내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핵심 요인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수 위주의 대응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독주와 외국인 수급은 8부, 9부 능선을 넘어섰다고 판단한다"며 "삼성전자 또는 외국인 수급이 집중된 일부 업종이나 종목에 대해 추격 매수에 나서는 전략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곽 연구원은 쏠림 이후의 반작용에 대비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코스피 2,150선 이상에서는 보수적 대응을 추천했다.

곽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단기간 큰 폭으로 오른 주가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2월 저점 대비 88%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지금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시기는 2003년 이후로 모두 네 번이다. 2003년 카드 사태, 2004년 하반기 중국발 긴축 충격 때다. 이후 두 차례는 2008년 리먼 사태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 나타났다.

곽 연구원은 "지난 네 차례 급등 때에 비춰보면 이번 삼성전자 랠리의 단기 고점은 230만~250만원에서 형성될 가능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장기로는 30% 이상의 상승 여력이 존재하지만, 단기로는 불안한 갈림길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추격 매수보다 조정 시 매수를 추천했다.

곽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도 중장기로는 이어지겠지만, 단기로는 매수 강도가 제한될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은 금융위기 이후 매도 기간에 평균 8조원을 순매도했고 매수 전환 이후에는 평균 14조원가량 순매수했다. 순매수와 순매도의 차이는 5조~6조원이다.

이번 매수 기간에 외국인은 19조5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직전 매도 규모는 18조원이다.

곽 연구원은 "과거 통계치를 적용해보면 외국인의 추가 매수 규모는 1조~4조원 수준으로 추산이 가능하다"며 "큰 액수이기는 하지만 매수세 약화로 봐도 될 정도의 규모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 상승 여력이 제한된다고 해도 인버스 투자에 대해선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여유 자금을 지수 하락에 베팅하기보다는 낙폭 과대 또는 소외주, 저베타 종목들에 투입하거나 현금을 보유하는 전략이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확률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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