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한화그룹은 한화가 장남인 김동관 전무를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안팎에서는 김동관·동원·동선 형제가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S&C와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격인 ㈜한화의 합병을 향후 3세 승계작업을 마무리하는 데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평가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의 지분은 한화케미칼 35.89%, 한화생명보험 18.15%, 한화테크윈 32.35%, 한화건설 93.75% 등이다.

한화그룹에서 사업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인 석유·화학 부문과 방산, 건설에 더해 보험 등 금융 부문까지 포함하면서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모기업 역할을 담담하고 있는 셈이다.

㈜한화의 최대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의 22.65%를 보유하고 있는 김승연 회장이다. 이어 김동관 전무가 4.44%,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 팀장도 각각 1.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와 더불어 향후 경영권 승계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는 곳은 단연 한화S&C다. 지난 2001년 설립된 한화S&C는 ㈜한화의 정보사업부문이 분사하면서 만들어진 IT서비스 업체다. 당시에만 해도 ㈜한화가 지분의 66.6%를, 김승연 회장이 33.3%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이후 지분 구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화가 3세들이 ㈜한화와 김 회장을 대신해 한화S&C의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오너가에서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경영권 승계에 있어 S&C가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다른 형제들의 두 배인 지분의 50%를 보유한 김 전무를 중심으로 향후 경영권 승계작업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많았다"며 "한화S&C가 한화에너지를 통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 승계작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0년 1월 ㈜한화에 입사한 김 전무는 2012년 한화솔라원의 기획 실장, 2013년 한화큐셀의 전략 마케팅 실장, 2014년에는 한화솔라원의 영업 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1월 한화큐셀 상무에 오른 뒤 12월에는 전무로 고속승진을 거듭했다.

한화S&C를 축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최근에도 지속되고 모양새다.

지난 2014년 실시한 삼성과의 '빅딜'을 물론 최근 실시한 유상증자에서도 한화S&C의 역할 비중은 점차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빅딜' 당시 그룹의 집단에너지 발전 업체인 한화에너지는 석유화학 부문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과 함께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인수 주체로 나섰다. 한화에너지는 지분의 100%를 한화S&C가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페트병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한화종합화학과의 사업적 연관성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5천억원 이상을 투자, 한화종합화학 지분의 30%를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의 39.16%를 확보, 36.05%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케미칼을 제치고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유상증자 또한 3세 경영체제 전환을 위한 '측면지원' 성격이 짙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11월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큐셀코리아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2천500억원을 출자, 지분 50.15%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에 등극했다. 그룹 내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화큐셀코리아가 한화종합화학의 종속회사로 편입된 셈이다.

이로써 오너가가 지배하는 한화S&C를 필두로 '한화S&C→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큐셀코리아·한화토탈'로 이어지는 연결 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 IT서비스 업체인 한화S&C가 그룹의 캐시카우인 한화토탈과 차기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화큐셀코리아를 품에 안았다"며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한화S&C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고 전했다.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