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주말 사이 20% 가까이 급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트코인 개발자 커뮤니티 내에서 거래 규격을 놓고 논쟁이 거세지면서 비트코인이 사실상 두 가지 버전으로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토요일인 지난 18일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70달러까지 떨어졌고 다음 날인 19일에는 999달러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지난주 비트코인 가격 고점은 1,259달러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첫 번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승인을 불허한 악재가 나온 뒤로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의 거래 단위인 '블록'의 한도를 놓고 업계 내부의 다툼이 거세지면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현재 기준은 블록의 한도를 1메가바이트(MB)로 정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네트워크의 용량이 커진 만큼 이 한도를 키우자고 주장하고 있다.

개발자들은 이 사안을 놓고 2년 가까이 양보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 사이즈에 제한을 두지 말자는 쪽은 '비트코인 언리미티드' 그룹으로, 현재 기준을 유지하자는 진영은 '비트코인 코어' 그룹으로 각각 불리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언리미티드 그룹 쪽에서는 비트코인 코어 그룹의 소프트웨어와는 호환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내놓는, 이른바 '하드포크(hard fork)'를 강행할 수 있다는 위협까지 들고 나왔다.

이렇게 되면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나오는 셈이 되기 때문에 거래상의 불확실성 및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

비트코인 거래소 20곳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비트코인 언리미티드 그룹의 하드포크를 지지하지 않지만 이 같은 버전의 비트코인이 나온다면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또 다른 온라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 업계에서도 지난해 같은 문제가 발생해 한 벤처펀드는 6천만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지난주 비트코인 언리미티드 그룹의 소프트웨어는 해킹을 당해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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