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전망 많지만 '고령' 걸림돌로 지목

아베 정권과 가까운 혼다 에쓰로·모리 노부치카 등 거론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임기 만료를 1년 조금 앞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72)의 후임으로 누가 임명될지를 두고 벌써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차기 총재에게는 과감한 통화완화 정책을 물려받아 출구전략으로까지 나아가야 하는 전례 없는 과업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로다 총재는 20일을 기해 취임 4주년을 맞았다.

그는 4년 전 이날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전 총재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아 취임했다.

그는 취임 후 첫 의사봉을 잡은 2013년 4월 4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대규모 자산매입을 축으로 하는 '양적·질적완화(QQE)'라는 정책을 발표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BOJ의 통화정책은 수정을 거쳐 현행 '장단기금리 조작(수률곡선 제어)' 정책으로 바뀌게 된다.

2013년 4월 9일 시작된 구로다 총재의 현재 임기는 2018년 4월 8일 종료된다.

BOJ 총재의 임기는 5년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현재 시장에서는 구로다 총재가 연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고 전했다.

아베 정권이 아베노믹스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통화완화 정책을 책임지는 BOJ 총재를 교체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국회에서 구로다 총재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표명하고, 구로다 총재 본인도 연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아 온 점이 그의 연임설에 힘을 싣고 있다.

닛케이는 그러나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때면 78세가 되는 구로다 총재의 나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그는 최근 기자회견 막판 피곤해 보일 때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은 79세까지 했다"며 구로다 총재를 두둔했다.

차기 총재에게는 통화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내각과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점에서 아베 총리의 핵심 경제자문인 혼다 에쓰로(62) 주스위스 대사가 차기 총재 후보로 거론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모리 노부치카(60) 금융청 장관의 이름도 일각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닛케이의 자회사인 금융정보업체 퀵이 최근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나카소 히로시 BOJ 부총재(63)가 차기 총재 1순위로 꼽혔다.

2위는 구로다 총재였고, 3위에는 아마미야 마사요시 BOJ 이사(61)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로 있는 이토 다카토시 전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보(66)가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되도록 혼란없이 차기 총재가 정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통화정책에 고도로 정통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처럼 큰 규모의 통화완화 정책을 철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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