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용산 역세권 사업이 주주간 갈등으로 삐걱거리는 데에는 박해춘 용산역세권개발(AMC) 회장과 AMC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애초 약속했던 해외투자 유치는 소식이 없고 특정 주주에 편향된 모습으로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박해춘 AMC 회장은 취임 당시 내걸었던 약속들을 이행하지 못해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들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2010년 9월 삼성물산이 사업주관사 지위를 포기하며 AMC 지분 45.1%를 롯데관광개발에 한시적으로 위탁하자, 롯데관광은 박해춘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회장으로 영입하며 AMC를 장악했다.

박해춘 AMC회장은 2010년 10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아부다비, 중국, 홍콩 등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0조 원의 개발 기금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차 전환사채(CB)발행 시 홍콩 자본 115억 원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또 LG CNS, LG전자, 화성산업, 귀뚜라미 등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1천780억 원의 협약 체결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50억 원에 불과했다.

이 외에도 사업시행사인 드림허브PFV 증자 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코레일로부터는 롯데관광개발의 편을 든다는 오해를 샀다. 또 지난달에는 661억 원의 ABCP 만기를 앞두고 외부 법률사무소에 코레일에 손해배상을 제기하는 내용의 법률 자문을 의뢰하는 등 신중하지 못한 행보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100억 원 미만의 자금집행 권한을 AMC 회장에게 위임한 PFV 정관과 AMC 이사회 인원축소 등 박 회장의 권한을 구조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미비했던 점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원인으로 지목했다.

PFV의 정관에 따르면 100억 원 미만의 자금집행은 주주사인 PFV의 의결 없이도 AMC 대표이사가 결정할 수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롯데관광개발이 정말로 코레일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박해춘 AMC회장부터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며 그동안 AMC에 쌓인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AMC 관계자는 "취임 당시에 예상했던 것보다 경기가 더 나빠져 해외자본 유치가 원활하지 못했던 점은 있다"면서도 "출자사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가 없다 보니 이런저런 오해들이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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