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의 연저점 낮추기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현물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20원선을 터치한데 이어 장마감 이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는 1,110원대로 하락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숏플레이가 나타난 영향이다.

달러화는 이날 개장초부터 1,110원대로 떨어지며 연저점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110원대부터 신규 숏플레이 움직임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1,100원 빅피겨(큰자릿수)에 다가서는 만큼 레벨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 장중 역외투자자의 달러 매도가 이어진다면 추가 하락도 가능하겠으나 현 수준에서 역내 수급은 결제수요 중심이 될 수 있다.이처럼 달러 매도가 탄력을 받은 것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결과의 영향이 크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우려로 원화의 절상 흐름이 당분간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만큼 외환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며 "안가본 길은 아니다. 다시 가보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답했다.

유 부총리의 발언은 원화 절상 기대를 부추기면서 달러 매도에 힘을 실었다. 이날 달러화가 1,110원대에 연저점을 형성하면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을 확인하려는 시장 참가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 외환당국 조치가 없다면 달러화는 원화 강세 베팅에 차츰 레벨을 낮출 공산이 크다.

최근 외국인 주식, 채권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주식순매수 기조는 전일 소규모의 순매도로 돌아섰으나 아직 뚜렷하게 꺾이지 않았다. 외국인 채권자금은 그동안 재정거래 성격이 짙어 환시 영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차익을 노린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재정거래 메리트는 떨어지지만 원화 강세를 기대한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달러-원 추가 하락의 관건은 외환당국 스탠스다. 시장 참가자들은 1,100원선 빅피겨가 어느 순간 눈앞에 와있는 만큼 여차하면 달러 매도 쪽이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당국은 심리와 투기성 달러매도를 모두 달래야 하는 입장이다.

물론 달러 매수 요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를 네 번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네 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이 같은 금리 인상 전망이 다시 달러 매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날 오전 9시 30분에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이 발표된다. 호주달러 흐름에 원화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눈여겨 볼 만하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3.30/1,114.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20.10원) 대비 6.15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12.80원, 고점은 1,117.5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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