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에서 카드채와 캐피탈채 등 여전채의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국고채 금리의 하락에도, 여전채가 이를 곧바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채시장 전문가들은 다만 여전채의 최근 약세가 시장의 불안심리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가격 조정 측면으로 봐야 한다면서, 1.4분기말 이후에는 강세 흐름이 재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전채 스프레드 확대 전환…쉬어가기

21일 채권시장에서 따르면 국내 주요 신용카드사들이 포진한 신용등급 'AA+' 카드채 3년물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전일 31.8베이시스포인트(bp)까지 벌어졌다.

지난주 베이시스가 30bp대로 확대된 이후 꾸준히 벌어지는 중이다.

우량 캐피탈사들이 집중된 신용등급 'AA-' 기타금융채 스프레드도 전일 63.2bp를 기록하며 2월 초 이후 최대치까지 확대됐다.







캐피탈채 스프레드는 연초 이후 하락세를 마감하고 지난주부터 확대되는 추세다.

여전채 스프레드 확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로 금리가 상승했던 데서, FOMC 이후 국고채 금리는 비교적 빠르게 하락했지만 여전채 금리는 정체된 데 따른 것이다.

국고채 3년물의 민평금리는 미국 금리 인상 직전인 지난 15일 1.755%에서 전일에는 1.675%까지 6bp 하락했다. 반면 카드채와 캐피탈채는 6bp 내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분기말 발행수요가 줄어들면서 발행시장 발 강세가 제한되는 데다,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조정 가능성도 불거지면서 회사채시장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불안 장세보다는 가격 조정…2분기 강세 재개

회사채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여전채가 약세는 가격 조정이 진행되는 것이지 본격적인 불안 장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FOMC 이후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경감되면서 국내외 금리 변동성이 제한되고 있는 만큼 분기말 말 등 수요가 부족한 시기를 지나면 강세가 재개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대우조선 채무조정 가능성이 신용물 시장에 악재이긴 하지만, 해당 이미 투기등급으로 조정됐던 만큼 심리적인 영향 외에 직접적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수연 KB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 등 크레디트 이슈가 불거지고 있지만,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며 "조성업종에 대한 우려 및 투자기피 성향이 이미 시장이 반영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3월 말까지는 분기 말이라는 시기적 요인이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한 준비 기간을 가질 것"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으며, 분기 말이 지나면 발행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크레디트 시장의 약세는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며 "분기 말 일시적인 펀드 자금유출 등을 고려하면 자금유입이 재개되는 4월경부터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콩 등 국내외 주가지수가 상승하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늘어나는 점도 여전채 강세를 지지할 요인으로 꼽힌다. ELS 발행 규모는 지난달 7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3월에도 전일까지 이미 8조1천억원을 넘겼다.

박태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가 ELS상품 헤지자산 용도로 크레디트물 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반등세로 돌아선 크레딧 스프레드, 특히 여전채 스프레드는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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