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화는 7년물 도전…GS E&R 단기물 집중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직후 회사채 시장을 찾는 A급 기업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기업별로 차별화된 발행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금리 메리트가 커진 회사채를 중심으로 기관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여전히 A급에 대한 기관들의 평가가 제각각인 탓도 작용하고 있다.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인 SK이노베이션의 화학계열사인 SK인천석유화학과 GS그룹의 민자발전 업체인 GS E&R은 각각 1천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SK인천석화와 업황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GS E&R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에는 온도 차가 없지 않다는 평가다.

SK인천석화는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 장기물인 7년물(200억원 규모)을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그간의 A급 회사채의 자금조달 여건을 감안하면 7년물 편입은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단기물인 3년물 발행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서도 최근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7년물 발행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차입구조를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주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대부분 3년물과 5년물 등 단기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특히, 비교적 리스크가 작은 단기물을 중심으로 기관들의 선호가 커지면서 AA급 기업이라도 7년물을 발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SK인천석화의 7년물이 큰 문제없이 소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8월 실시한 8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9천억원에 달하는 수요를 확보해 '잭팟'을 터트린 것은 SK인천석화에 대한 기관들의 인식변화를 보여줬다.

SK인천석화는 지난 2014년 3천94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골칫덩이'였다. 다만 이듬해 지속적인 투자 및 운영 효율화, 업황 반전 등으로 4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더니 지난해 3분기까지 총 3천154억원의 흑자를 내며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신용등급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 17일 SK인천석화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부여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신평사들도 잇따라 등급전망 상향 조정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과의 시너지가 본격화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보다 가팔라지는 상황"이라며 "등급전망 상향으로 향후 AA급에 오를 가능성도 생기면서 장기물 투자를 결정하는 기관들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GS E&R은 단기물인 3년물에 집중해 투자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GS E&R은 별도의 만기 분산 없이 1천500억원의 회사채를 모두 3년물로 발행키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GS E&R은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15bp로 확대,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십분 반영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인천석화의 3년물 회사채 금리밴드 상단이 10bp라는 점을 감안하면 GS E&R은 고금리 전략을 동원해 투자자를 찾은 상황"이라며 "비교적 발행 규모가 큰 상황이지만 최근 A급에 몰리는 기관 수요를 감안하면 투자자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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