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미국시간) 미국 국채가격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등장했던 채권 매도, 주식과 달러 매수를 말하는 '트럼프 거래'가 되돌려지면서 올랐다.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트럼프케어의 의회 통과 여부를 주목하는 가운데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올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건강보험법안 '트럼프케어'의 하원 표결에 주목한 가운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하원은 오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로운 건강보험정책 '트럼프케어'를 하원 전체회의 표결에 부친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대체 법안인 트럼프케어는 트럼프의 첫 입법 의제라는 점에서 트럼프 정부 국정운영의 성패를 가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트럼프케어가 여당인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한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친성장 정책을 추진하기로 약속한 트럼프 정부의 향후 국정 동력이 힘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한편, 이날 영국 런던에서 테러가 발생해 위험회피 심리를 고조시켰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의사당 주변에서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최소 20명이 다쳤다.

경찰은 관광 명소인 의사당 주변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을 즉각 테러사건으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유럽에 테러가 잇따르면서 유럽인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는 높은 가격 상승과 재고 부족으로 시장 예상에 못 미쳤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3.7% 줄어든 548만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555만채(2.5% 감소)를 밑돈 것이다.

2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건강보험법안 '트럼프케어'의 하원 표결에 주목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71포인트(0.03%) 하락한 20,661.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43포인트(0.19%) 높은 2,348.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81포인트(0.48%) 오른 5,821.6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혼조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은 다음날 예정된 '트럼프케어' 하원 표결과 경제지표 등을 주목한 가운데 전일 급락 이후 관망세가 나타나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전일 뉴욕증시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건강보험법인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트럼프케어' 추진에 제동이 걸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세금개편안 시행도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증시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그의 정책 기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을 이어왔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했던 트럼프 정책 단행이 지연되거나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최근 증시는 조정을 받았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이 1%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와 금융이 내림세를 보인 반면 산업과 소재, 부동산, 기술, 유틸리티 등은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경제 상황을 가늠케 해줄 경제지표에도 여전히 주목했다.

미국의 주요 금융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우려로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0.4% 내렸고 씨티그룹이 0.5%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도 0.8% 하락했다.

금융업종은 대선 이후 18% 급등세를 보이며 11개 S&P 500 업종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K마트 등을 소유하고 있는 시어스 홀딩스의 주가는 사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12% 급락했다.

시어스는 회사의 구조조정 노력이 실패한다면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진단했다. 회사는 지난달 지점 축소와 감원을 포함한 10억달러 규모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시어스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38.6% 급락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14.4% 올랐다.

나이키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밑돌아 7% 급락했다.

세계 특송업체인 페덱스의 주가는 실적 호조 기대에 2.1% 상승했다. 회사가 단기적인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놓으면서 주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증시가 지난해 대선 이후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주가 가치도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일부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다음날 '트럼프케어' 표결 결과가 실망스럽다면 증시는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46.6%와 47.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92% 오른 12.7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등장했던 채권 매도, 주식과 달러 매수를 말하는 '트럼프 거래'가 되돌려지면서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4bp 내린 2.398%에 거래됐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밀린 1.252%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5bp 낮아진 3.013%를 보였다.

국채가는 뉴욕증시 지수 선물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이번 주 표결인 '트럼프케어'의 의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와 인프라투자 확대 등의 친성장정책 추진도 지연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해 상승 출발했다.

BMO캐피털마켓츠는 국채시장에 중요한 것은 친성장정책의 시행 시기이다며 시행 시기가 늦어질수록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작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MO는 미 정부의 '미국을 다시 기다리게 한다'는 새로운 구호가 시장을 곧 지치게 할 수 있다는 뼈있는 농담으로 현 상황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쓰는 구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다.

회사는 또 10년물 수익률 2.39%가 깨진다면 레인지의 바닥인 2.30%를 향한 시장의 극적인 쏠림을 막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며 3.0%대를 시도했던 장기채는 당분간 멈춰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브라이언 다잉거필드 거시 전략가도 이번 주 건강보험법을 둘러싼 전투는 트럼프 추진 입법안에 대한 첫 번째 시험대라며 앞으로 감세안과 인프라투자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전 10시에 2월 기존주택판매가 높은 가격 상승과 재고 부족으로 시장 예상에 못 미친 것으로 발표되면서, 국채가는 추가 상승했다.

하지만 10년물 2.370%대에서 매도세가 나오면서 국채가 오름폭이 줄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영국에서 테러 사건 후 다시 오름폭을 소폭 확대했으나 오전 수준까지 가지는 못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과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0%와 74% 반영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를 거론하면서 뉴욕 금융시장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퇴보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10년 만기와 2년 만기 국채수익률 차이가 1.146%포인트로 좁혀져, 지난해 11월 8일 미 대선 이후 가장 좁아진 수준에 근접했다. 두 차이가 좁혀지는 것은 수익률 곡선이 누웠다는 의미다.

트럼프 당선 직후 10년과 2년물 수익률 차이는 1.18%포인트로 하루 전의 1.0%포인트에서 급등한 후 지난해 말에는 1.36%포인트까지 올랐다. 트럼프 당선이 시장에서 경제성장과 물가 상승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의미로 해석된 셈이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곡선은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MFS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스완손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세계 성장 패턴이 새로운 수준으로 갈 것이라고 너무 낙관했다"며 "우리는 한 경기 주기가 8년째 지속하는 해에 있다"고 설명했다.

스완손은 성장이 갑자기 상승한 것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본다며 이런 신호 중 하나가 이날 발표된 2월 기존 주택판매 부진이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 모델은 미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월 초의 3%대에서 0.9%로 낮춘 바 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트럼프케어의 의회 통과 여부를 주목하는 가운데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12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70엔보다 0.58엔(0.52%) 낮아졌다. 한때 110.71엔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79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10달러보다 0.0016달러(0.14%) 내렸다. 장중 1.0824달러로 강해지기도 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9.97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0.72엔보다 0.75엔(0.62%) 하락했다.

달러화는 '트럼프케어'의 의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 도널드 트럼프의 친성장정책 추진도 지연할 것이라는 우려로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트럼프 케어'의 의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 도널드 트럼프의 친성장정책 추진을 지연할 것이라는 우려와 유럽의 정치 불안 완화에 따른 유로화 강세로 내렸다.

유로화는 전일 프랑스 대선을 둘러싼 불안 완화에 따라 거의 7주내 최고치로 올랐던 강세 행진을 이날 멈췄다.

RBC웰쓰매니지먼트의 크레이그 비숏 부대표는 23일 의회 표결은 트럼프 정부 취임 100일에 대한 투표처럼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FX의 일리야 스피박 애널리스트는 "엔화는 주식 하락에도 안전자산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유럽 경제지표가 거의 없는 데다 미국에서는 명백히 실망스러운 한 사람이 있는 현 상황이 위험 회피 추세를 지속하게 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아이언FX의 샤랄람보스 피수로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몇 주 전에 트럼프는 트럼프케어를 통과한 후에 세제개편안의 의회 통과를 약속했다"며 "그러나 최근 의회에서 나온 신호는 민주당과 공화당 둘 다에서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트럼프케어에 전방위적으로 반대하는 분위기이다"고 설명했다.

피수로스는 "트럼프가 진다면 미 재정정책 추진이 불투명해지는 것과 같은 불확실성을 볼 것이다"며 "주식은 하락하고 안전자산으로 자금 유입이 더 진행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ICE달러 지수는 이날 99.72를 보였다. 3월 초에는 102였다. 달러 지수는 지난해 11월 8일 미 대통령 선거 이후 오름폭을 거의 다 반납했다.

파운드화는 스코틀랜드의 독립 관련 우려로 달러화에 약세를 보인 가운데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테러사건 직후 1.24230달러로 내리기도 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 스코틀랜드의 경제에 대해서 우려하면서 스코틀랜드가 영국을 떠나야 할지를 묻는 투표를 하자고 촉구했다.

파운드화는 1.24855달러로 전장 종가보다 0.02% 올라서 마쳤다.

단스케방크와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은 파운드화 약세를 전망했다.

이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를 빼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하락 출발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에 반등했다.

이어 오전 10시에 2월 기존주택판매가 높은 가격 상승과 재고 부족으로 시장 예상에 못 미친 것으로 발표되면서, 달러화는 엔화에 추가 하락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영국에서 벌어진 테러사건에 주목하는 가운데 엔화에 약세를 지속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다시 내려앉았다.

외환 전략가들은 안전자산 통화로 엔화에 대한 선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템퍼스의 존 도일 디렉터는 "오늘 달러-엔 움직임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계속 찾으면서 나타난 전일의 동력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내림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0센트(0.4%) 하락한 48.04달러에 마쳤다. WTI 가격은 내림세를 보였지만 48달러 선은 지켜냈다.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사상 최고치로 증가한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가 감소한 것은 유가 하락 폭을 제한한 요인이 됐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7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495만4천배럴 증가한 5억3천311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EIA 발표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이며 원유재고는 지난 11주 동안 10번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S&P 글로벌 플랫츠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재고가 20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281만1천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191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WTI 가격은 EIA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 직후 배럴당 47.50달러에 거래됐다. 재고 발표 전에는 47.69달러에 움직였다.

전일 미국석유협회(API)도 같은 기간 미국 원유재고가 450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휘발유 재고는 490만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88만3천배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원유재고가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비회원국들은 올해부터 산유량을 총 180만배럴 줄이기로 하고 합의를 이행 중이다.

다만, 최근 미국의 원유생산이 증가하고 있어 올해 6월까지 예정된 합의가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츠는 OPEC 회원국들이 오는 5월 25일 회동에서 6개월 기한의 감산 합의를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RBC는 "결국 회원국들은 5월 25일 회동에서 감산을 연장할 것이다"며 "증가하는 원유재고가 표면적인 이유가 되겠지만, 각국의 국내적인 요인들도 감산 합의 연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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