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지배구조 개편 기대 심리에 현대차가 최근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바이사이드' 펀드 매니저와 '셀 사이드' 애널리스트의 전망이 엇갈린다.

일반적으로 '매수'를 외치는 애널리스트들은 매도에 가까운 의견을 내놓는 반면, 펀드매니저들은 지금이 현대차를 사야 할 때라며 하나둘 포트폴리오에 담는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월2일 13만5천500원에 거래된 이후 전일까지 25.46%로 급등했다.

국내에서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가 기정사실이란 분위기가 퍼짐에 따라 현대차의 지주사 전환과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떠오른 점 등이 주가 상승의 이유였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전일까지 6천635억원 어치의 현대차 주식을 샀다.

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는 최근 들어 현대차 매수 시점에 눈치를 보고 있다. 가격이 많이 오르기는 했으나 향후 1년 정도는 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실적 자체는 그리 낙관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우나 대형주 강세 장세에서 밸류에이션 소외, 지배구조 이슈 등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A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일단 가격도 해외 동종 업계, 경쟁사 대비 낮은 데다가 신차가 분기별로 하나씩 나온다는 점이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기관과 외국인 수급도 비어 있고 외국인이 신흥국, 한국, 자동차 비중을 다 적게 들고 있어 점차 늘려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현대차의 판매 시장 중 신흥국의 비중이 60%대로 높은데 브라질과 러시아의 환율과 주식시장이 안정되고 거시 경제가 회복돼 구매력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현대차 실적도 4년 연속으로 빠졌으니 올해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C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난해 경기 민감 대형주가 계속 올랐는데 자동차 업종이 유일하게 소외됐던 종목이다"며 "키 맞추기 성격으로 순환매가 들어오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현대차에 부정적인 시각을 내보이는 셀사이드 증권사들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끈다.

업황 개선도 뚜렷하지 않은 데다 올해 들어 강세가 이어져 차익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대차잔고도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등 공매도 대기 물량도 늘었단 분석이 제기된다.

D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가격에서 더 사기에는 밸류에이션 부담도 있고 최근의 상승은 국내 정치 이슈 영향이 크다"며 "신흥국 시장 회복 기대에 매수를 늘리는 것뿐으로 지금이 공매도를 하기에 적절한 시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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