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자본유출을 억제하고 위안화 안정을 위해 단기금리를 인상했지만, 되레 단기자금시장으로 불안이 확대돼 긴급 유동성을 투입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일부 소규모 농촌 은행들이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단기 자금을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은 바로 다음 날 늦게 단기 자금 창구를 통해 금융권에 3천억 위안을 투입했다.

트레이더들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투입은 신용경색이 일련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전했다.

한 트레이더는 "단기금리 상승으로 소형 은행들은 돈을 빌리는 데 훨씬 더 큰 비용이 들고 있다"라며 "자금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몇 년간의 확장적 통화정책을 중단하고 올해부터 금융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신용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를 위해 올해 두 차례 단기금리를 인상했지만, 이는 단기 자금에 크게 의존해온 은행권에 불안을 야기하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의 MK 탕 이코노미스트는 "계속된 은행 간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다"라며 "시장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 대출 금리 또한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에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다.

중국 지도부가 기업 부채와 부동산 가격을 억제해 금융 위험을 관리하겠다고 공언한 터라 금리를 낮추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UBS에 따르면 비금융권의 총부채는 작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77%로 1년 전의 254%에서 더 높아져 위험 수준이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은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여전히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단기금리를 수주에서 적어도 몇 달씩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민은행은 기업들의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는 동결해 기업이나 경제에 발목을 잡지는 않을 전망이다.

단기금리 인상은 회사채와 부동산 시장을 목표로 한 것으로 경제 전반의 성장세에는 타격을 주지 않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인민은행은 단기금리 인상을 통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응해 자본유출을 억제하고 위안화 하락 압력을 약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대학교의 크리스토퍼 볼딩 경제학 교수는 "인민은행이 균형을 잡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자금을 끌어가는 만큼 (자금 인출을 막기 위해) 연준에 충분히 가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본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연준을 따라 지속해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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