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강수지 기자 =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테러 사태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겠지만, 국내 금리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23일 진단했다.

이들은 다만 테러 사태가 유럽내 반이슬람 정서를 고조시키며 오는 4월 열릴 프랑스 대선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밤 런던에서는 테러범의 차량 및 흉기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다쳤다. 테러범은 과거 테러사범으로 복역한 이슬람 설교자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브뤼셀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 이후 1년만에 재차 테러 사태가 터지면서 유럽 내 불안감이 증폭된 상황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런던테러 사태가 안전자산 선호로 연결될 수 있겠지만, 국내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딜러는 "미국 금리가 런던 테러 후 강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테러의 영향보다는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기존의 '트럼프 거래'를 되돌리는 데 따는 영향이 더 컸다"며 "국내 금리는 미국 금리 강세를 따라 조금 더 강세로 갈 수 있지만, 전일 국고채 50년물 입찰 부진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의 한 채권딜러도 "미국 금리가 하락했지만, 테러 발생 이전에도 더 내리기도 했다"며 "유럽장이나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테러 사태에 대한 반응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시장에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건강보험정책법안(트럼프케어) 표결 결과가 시장의 핵심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날 국내 금리가 미국 금리를 반영해 강세를 보이더라도 이미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추가 강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테러 사태가 향후 실시될 프랑스 대선 등에서 극우세력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테러 규모가 크지는 않아 충격도 제한적이지만, 안전자산 선호로 연결될 수는 있을 것"이라며 "특히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유럽 내에서 반이슬람 감정이 고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네덜란드 총선 이후로 유럽 정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지만, 테러 사태가 프랑스 등 유럽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불안감도 되살아날 수 있다"며 "달러나 대외 금리 동향을 봐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그렇게 큰 영향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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