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런던 도심에서의 테러 발생에도 달러-원 환율에의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23일 진단했다.

달러화는 1,110원대로 내려선 후 달러 약세에 따라 추가 하락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심의 의사당 인근에서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테러가 발생했다. 용의자는 SUV 승용차를 몰고 의사당 인근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인도로 돌진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최소 2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프랑스 니스와 독일 베를린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와 유사한 형식으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두 번째 높은 단계인 '심각' 테러 경보를 유지하고 있다.

파운드화는 테러 사건 발생 직후 1.24230달러로 내리기도 했으나 빠르게 반등했고 1.24855달러로 전장 종가보다 0.02% 상승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은 111엔대로 내려섰으나 테러 공포에 따른 엔화 강세 영향보다는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재료가 더 컸던 것으로 해석됐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테러와 관련한 가격 반영이 크지 않다고 보고 다음날 예정된 '트럼프 케어'에 대한 하원 표결을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건강보험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 또한 지연될 가능성이 커서다. 달러 약세 재료가 우위인 셈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런던 테러가 발생했으나 현재 구체적 원인을 조사 중이라 금융시장에 큰 이슈가 되진 않고 있다"며 "오히려 트럼프 케어에 대한 하원 표결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폭락하고 유가도 하락세라 달러화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시장 가격만 봤을 때는 테러 영향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현재 유로화는 마린 르펜 지지율 추이 등 프랑스 대선과 관련한 정치적 이슈에 따라 움직이지 테러에 움직이진 않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니스와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잇따라 발생한 테러 충격에도 환시 영향이 크지 않았던 학습 효과도 큰 셈이다. 런던 테러 공포에도 시장은 다시 트럼프 랠리에 대한 보다 냉정한 평가로 돌아서고 있다.

민경원 NH선물 FX 연구원은 "지난해에도 프랑스 니스나 독일 베를린에서 테러가 발생했으나 당시에도 환시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며 "엔화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강세를 보인 것은 유럽 테러 이슈보다는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짚었다.

민 연구원은 이어 "테러 이슈로 안전자산 선호가 유의미하게 자극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파운드화가 테러 소식에 장중에 하락하긴 했으나 바로 회복됐기 때문에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테러보다는 트럼프 케어에 대한 하원 표결 결과 관망세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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