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뉴욕 증권시장을주목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이 지연될 것이라는우려가 커지면서 빅랠리를 펼쳤던 뉴욕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수익률을 좇아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된다면 달러화 하락 압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03% 하락해 20,661.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9% 오른 2,348.45, 나스닥 지수는 0.48% 올라 5,821.64에 장을 마쳐 혼조를 보였다.

하루 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1.14%, S&P 500 지수가 1.24%, 나스닥 지수가 1.82% 각각 급락했던 데 비춰 하락세는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전일 주가가 급락했던 것은 기존 건강보험법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트럼프케어'가 공화당 일각의 반대로 하원 표결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었다.

트럼프케어 시행 지연 시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세제개편안 등 여러 친성장 정책들이 줄줄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 주가가 오를 만큼 올라 미국 밖의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증시 조정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증시 조정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케 해 신흥국 통화 강세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미국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은 유가 반등에 따른 에너지 기업의 실적 증가와 올해 있을 법인세 인하 등 앞으로 있을 가능성이 있는 좋은 이벤트들을 모두 반영한 상태"라며 "큰 이변이 없다면 글로벌 주식시장이 미국보다 수익률이 높아질 차례"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6년간 지속한 신흥국 대비 미국 주식시장의 상대적 강세는 약해지고 있는데, 달러화가 그와 궤적을 같이 했던 과거 패턴이 반복된다면 달러화 강세 움직임은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3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연 3회에 그치는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시장이 확인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로 여겼던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창한 극우자유당이 다수당을 차지 못했고, 프랑스에서도 극우파 르펜 후보 당선 가능성이 약화한 상황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가 하락이 당장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중장기적으로 방향성은 위험 선호 차원에서 그렇게 될 여지가 있다"며 "이는 달러화 하락 압력을 가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일 미국 증시 급락의 빌미가 됐던 트럼프 정책 지연 가능성을 두고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은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 재료로 보는 게 맞겠지만 당장 전일만 해도 이를 리스크오프(위험 회피)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짙었다"며 "중장기 뷰를 유지하면서도 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kpac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