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의제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중국 자산 시장의 랠리는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정책 동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미국 증시는 타격을 입고 있지만, 중국 자산 가치는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MSCI 중국국제지수는 올해 들어 15%가량 올랐고, 위안화는 안정되고 있고,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0주 전보다 30% 가까이 떨어졌다.

중국 자산 가치 상승을 이끄는 주요 요인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높아지고 대차대조표가 개선되고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공장 물가 상승률도 원자재 가격 회복에 마이너스에서 탈피해 연율로 거의 8% 가까이 상승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최근 몇 주간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모멘텀을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되돌려질 때 가장 취약한 산업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시가총액 기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섹터인 공업주들의 주가수익비율은 59배로 인민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2014년 말의 41배보다 크게 높아졌다.

정보기술과 통신 분야는 이보다 더 높으며, 중국 상장 기업들의 중간 밸류에이션도 53배로 높은 수준이다.

중국 자산 가치 상승을 이끄는 또 다른 요인은 당국의 자본 통제와 달러화 약세로 자본유출이 억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또한 트럼프 정책의 모멘텀이 약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 2월 7일부터 중국 국채는 랠리를 재개했으며, 이날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발표했다. 당시 외환보유액은 3조 달러를 밑돈 것으로 발표됐으나 1월 외환보유액 감소분은 123억 달러에 그쳐 자본유출 압력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WSJ은 이러한 고요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당국이 역외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중국 투자자들은 당국의 규제를 우회할 새로운 방법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더 매파적 기조로 돌아선다면 당국의 자본유출 통제도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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