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SK인천석유화학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잭팟'을 터트렸다.

A급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에 이어 연속으로 5천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례적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SK인천석화는 1천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전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7천350억원의 주문을 이끌어냈다.

SK인천석화의 수요예측 흥행에는 SK이노베이션의 후광 효과 뿐 아니라, 지난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실적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4년 3천944억원의 적자를 냈던 SK인천석화는 이듬해 이후 'V자 반등'에 성공, 흑자 규모를 늘려오고 있다.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총 3천745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기관들은 SK인천석화의 3년물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했다.

600억원 어치 발행하려던 3년물에 몰린 주문은 4천400억원이었다. 발행규모를 감안하면 7배가 넘는 주문이 밀려든 셈이다. 700억원 규모였던 5년물에도 4배에 달하는 규모인 2천600억원이 주문이 유입됐다.

아울러 200억원 규모로 추진했던 7년물 발행에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당초 3년물이 대세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A급 기업이 장기물인 7년물을 발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SK인천석화는 7년물에서도 35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 전 트렌치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주문이 대거 들어온 영향으로 SK인천석화는 이자비용 또한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

3년물과 5년물의 발행 스프레드가 각각 -45bp, -49bp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희망금리밴드 하단이 3년물 -20bp, 5년물 -15bp였던 점을 고려하면 밴드 하단을 대폭 하회하는 수준에서 목표치를 채운 셈이다.

7년물 또한 밴드 하단이었던 -10bp 수준에서 발행 스프레드를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석화업종의 업황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 더해 신용등급 전망 상향이라는 호재도 있었던 만큼 주문을 넣는 기관들이 급증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국고채 금리 수준과 발행 스프레드 수준을 감안하면 큰 폭의 금융비용 절감이 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속으로 수요예측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SK인천석화의 증액 가능성도 커졌다.

SK인천석화는 지난해 8월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8천600억원의 주문이 몰리자, 발행 규모를 1천800억원까지 확대한 바 있다.

이번에도 최대 4천억원까지의 증액을 고려 중인 만큼, 향후 발행 규모는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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