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사채권자 채무조정안 확정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적인 혈세 투입에 대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이 부도나면 59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경영정상화를 위해 시중은행과 사채권자들의 고통분담을 호소했다. 국가 경제적인 차원에서 '추가 혈세 투입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동걸 회장은 23일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수주감소와 유가 하락 등 정상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조선업황의 내재적인 위험요인을 보수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대해 거듭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에 즉각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4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자금 마련이 불가능해 59조원의 경제적 손실 위험에 노출된다"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새로운 정상화는 미룰 수 없고 미뤄서는 안 되는 과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11척의 선박에 투입된 원가 32조원, 금융권의 손실액 21조원, 여기에 5만명 이상의 실직과 협력사 피해 5조원 등을 추산한 규모다.

이 회장은 "지금은 다운사이징과 연착륙을 병행하면서 유동성을 대우조선해양에 공급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현재는 위기를 극복하는 게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이 불가피하다"며 "산은이나 수은의 부담만으로는 경영정상화가 힘든 만큼 시중은행과 사채권자의 고통분담에 대해서도 간곡히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회사채 투자자의 채무조정 분담비율에 대해서는 "오는 4월 14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사채권자 회의를 통해 논의되는 사항이고, 동참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전제조건을 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정치권이나 정부의 압박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원을 하는 이유는 지금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시간을 늦출수록 비용이 늘어난다"며 "정치적인 식견으로 했다면 오히려 이 시점에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대선 때문에 지원을 늦추는 것이야말로 정치적인 논리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진해운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지만, 국민 혈세를 추가로 낭비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지원을 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괴로움이 컸다"며 "대략 2년 정도 막으면 예상손실 규모 59조원에서 28조원을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힘든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혹여나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40년간 뱅커로서 정치적인 식견이 없는 사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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