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정부가 23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강력한 채무 재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히면서 회사채 투자자가 '멘붕'에 빠졌다.

정부는 회계법인 실사를 토대로 1조5천억원의 회사채ㆍ기업어음(CP)에 대해서 절반은 출자전환으로, 나머지는 3년 유예 후 3년 동안 분할상환하는 안을 제시했다.

오는 4월 21일까지만 대우조선해양에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지지 않으면 고수익률을 보장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매수한 투자자들은 '상상도 못 한 일'이라며 혼란에 빠졌다. 대우조선 회사채ㆍCP에 투자자 가운데 30% 수준이 개인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50% 출자전환에 50% 3년 유예 3년 분할상환을 받을 경우, 3천만원의 회사채를 사들인 개인투자자는 1천500만원에 대해서는 주식으로 교부를 받고 나머지는 3년 이후에나 매년 500만원씩 받는 구조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식거래는 현재 정지된 상황으로서, 하반기에 재개된다고 해도 폭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마디로 '종잇조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채무 유예에 따른 회사채의 상환 가능성도 불확실하다.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사들인 한 개인투자자는 "대우조선이 그때까지 생존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사채권자집회에서 차라리 청산하자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채권장내시장에서는 대우조선 회사채에 대한 '팔자'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만기가 내달 21일인 대우조선 6-1 회사채의 이날 유통 수익률은 연율 기준으로 1천312%까지 치솟았다. 전일 종가 720%보다 무려 600%포인트나 높다.

일각에서는 투기적 행태를 보인 투자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반드시 살릴 것이라는 '대마불사'라는 믿음에 고수익을 좇은 결과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15일 대우조선 6-1 회사채를 사들인 투자자는 한 달만 버티면 연율로 311%에 달하는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당시 거래규모는 21억원을 넘었다.

증권사 브로커는 "투자에 대한 손실은 책임지는 게 맞다. 다만, 사채권자집회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지만 예상보다 조정비율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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