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지난해 글로벌 교역 증가율(물량 기준)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교역증가율이 1.9%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마이너스(-) 10.5%의 역성장을 보인 직후 증가세로 돌아서 2010년 12.4%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2012년 이후 2∼3%대에 그치다 작년에 1%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의 경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교역 부진 흐름을 보였다.

세계은행은 구조적ㆍ경기적 요인의 결과로 교역증가율이 감소했으며, 정책 불확실성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의 교역 자유화가 부진하고, 글로벌 밸류 체인의 약화 등을 구조적 요인으로 꼽았고, 경기적 요인으로는 2015년부터 본격화한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 경제의 리밸런싱 등을 들었다.

세계은행은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 정책적 불확실성은 전체 교역증가율 감소 폭의 75% 수준의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는 정책 불확실성이 1% 증가할 때마다 교역증가율은 0.02%포인트 감소하는데 2015∼2016년에 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약 30% 증가하면서 추산된 결과다.

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투자가 지연되고, 가계의 소비는 감소한 데다 금리 인상 등이 경기 위축을 가져오면서 교역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세계은행의 설명이다.

아울러 교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연시켜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교역증가가 저성장 극복의 핵심임을 강조해 보호무역주의 확산 방지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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