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업스트림 석유화학 업체들이 '역대급' 호황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향후 1년간 신용등급 및 전망의 상향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평은 23일 '사상 최고의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국내 업스트림 석유화학사의 전망과 신용등급 방향성'이라는 이슈리포트를 발표하고 "미국 석유화학 제품 수출 확대로 올해 하반기 이후 국내 업스트림 석화 업체들의 실적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향후 다양한 경쟁수단 확보를 위한 투자부담이 확대, 국내 업스트림 석화사들의 외부차입 규모는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나이스신평의 판단이다.

나이스신평은 당분간 석탄에 비해 가스와 납사의 원가경쟁력 우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향후 납사 가격이 t당 500~7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납사 중심의 생산설비를 보유한 국내 석화사들의 경쟁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향후 석화업계의 수익성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나이스신평은 "최근 제고된 수익성의 상당 부분을 올레핀 계열 품목에 기대고 있는데, 하반기 이후에는 올레핀 품목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및 수송인프라 투자규제 완화정책이 그간 보류됐던 다수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활성화시킬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나이스신평은 "미국의 수출 확대가 중장기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침체기였던 2012~2014년에 비해서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겠지만, 내년까지 수요 증가를 상회라는 신규설비의 가동이 예정되어 있어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이스신평은 또한 석화업계의 공격적인 투자 기조가 향후 채무상환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나이스신평은 "당사의 유효등급을 보유한 4개 업스트림 석화업체의 장기신용등급이 AA급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의 환경변화에 대해 매우 우수한 대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나이스신평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엑시올과 주롱아로마틱스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대형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보이면서, 미래 자금소요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납사분해시설(NCC) 증설 등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등급전망 유지에 영향을 줬다.

다만, 나이스신평은 "순차입금의존도가 15% 이하로 유지되는 것이 롯데케미칼의 등급전망 상향 조건"이라며 "현재 계획된 투자만을 실행하고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 감소 폭이 크지 않을 경우 '안정적'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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