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물가 목표 달성하려면 3% 정도는 용인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연준의 물가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이른바 '인플레이션 오버슈팅'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연준 이사회(FRB) 소속인 마이클 카일리, 존 로버츠 이코노미스트는 23일(현지시간)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두 사람은 연준의 목표인 2% 달성 여부는 "정책 결정자들이 2%를 현저히 웃도는 인플레이션 수준을 추구하는지에 달려있다"면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에 가까운 '실효하한'까지 내려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면 3%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생각은 이들과 다를 수도 있지만, 이들의 주장은 연준이 실제로 인플레이션 오버슈팅 정책을 쓰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최근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연준은 지난 15일 끝난 3월 FOMC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목표를 설명하는 표현으로 '대칭적(symmetric)'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2%를 넘는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용인할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대칭적 인플레이션 목표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거나 밑도는 상황을 동일한 정도로 우려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매파로 분류되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총재도 지난 20일 미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약간 (2%를) 웃돌게(overshoot) 될 것"이라면서 "이것은 괜찮고 적절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커 총재는 올해 FOMC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행사한다.

이번 논문은 앞으로 연준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는 "지난 50년 동안의 평균을 계속 현저히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제로금리 상태에 다시 처할 가능성도 40%에 가깝다는 추정을 내놨다.

이는 다른 연구들에서 추정됐던 것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제로금리에 빈번히 처할 가능성이 큰 만큼 경제가 좋을 때는 2%를 크게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해야 평균적으로 2%를 맞출 수 있다는 게 논문의 취지다.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EC) 물가지수 상승률은 2012년 4월부터 2%를 밑돌아왔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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