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트럼프케어의 의회 통과 불확실성 속에서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3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9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12엔보다 0.15엔(0.13%) 낮아졌다. 한때 110.58엔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78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794달러보다 0.0010달러(0.09%)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9.68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9.97엔보다 0.29엔(0.24%) 하락했다.

달러화는 오전에 예정된 트럼프케어 관련 기자회견이 연기됐다는 소식에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유로화도 좁은 폭에서 방향이 없는 등락을 되풀이했다.

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의 대체법안이며 이날 하원 표결 예정이었다.

외환 전략가들은 하원 표결이 공화당이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트럼프케어 통과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공화당 1인자인 미 하원의장 폴 라이언이 이날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1시 30분에 예정됐던 트럼프케어 관련 기자회견을 오후 3시 30분으로 연기했다.

언론들은 이는 공화당이 필요한 찬성표를 아직 못 모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날 CNBC는 NBC뉴스의 22일밤 기준 추산을 인용해, 최소 27명의 공화당 의원이 반대이거나 반대쪽으로 기울은 상태라며 이 정도 숫자는 법안을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고 보도했다.

CNBC는 민주당에서 찬성표가 한 표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 반대표가 22명 이하 수준이어야지 '트럼프케어'가 의회에서 통과된다고 풀이했다.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는 "최근 달러 약세를 정치 불확실성의 확산으로 보고 있다"며 "미 행정부가 트럼프케어를 의회에서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은 감세나 인프라 지출 등의 다른 정책도 늦어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그러나 달러화의 장기적인 전망은 강세라며 미국의 통화정책은 긴축적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예상 밖으로 늘어났고, 신규 주택판매는 7개월래 최고를 보였지만 달러화는 별로 반응하지 않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5천명 늘어난 25만8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4만명이었다.

지난 11일로 끝난 주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당초 24만1천명에서 24만3천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미 상무부는 2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6.1% 증가한 연율 59만2천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WSJ 집계치는 56만3천채였다.

파운드화는 영국의 2월 소매판매 호조로 올랐다.

영국의 올해 2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1.4% 증가했다고 영국 통계청(ONS)이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0.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2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로는 3.7% 늘어 시장 예상치 2.6% 증가를 역시 웃돌았다. 다만 2월까지 3개월간의 소매판매는 1.4% 감소했다.

OFX의 알덱스 에드워즈 애널리스트는 "이날 소매판매는 최근 물가 상승폭 확대와 함께 다음달 영국 중앙은행의 더 공격적인 (매파) 성명을 나오게 할 수 있다"며 "이는 파운드화를 1.26달러로 오르게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25248달러에 거래돼 전장종가보다 0.31% 올랐다.

벤 브로드벤트 영국 중앙은행(BOE) 부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상에서 수출업체에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낸다면 파운드화는 반등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공화당이 트럼프케어 표결을 취소했다는 소식에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백악관 대변인인 사라 샌더스는 오후 이날 예정됐던 표결은 다음 날인 24일 아침에 이뤄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공화당의 이런 표결 연기는 막판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반대파 설득에 나섰지만 법안을 통과시킬만한 안전한 찬성표 숫자를 못 채웠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프리덤 코커스의 회장인 마크 매도우 의원은 이날 오후 트럼프케어가 의회에서 통과할 충분한 표를 갖지 못했다며 하지만 대화는 지속할 것으로 밝혔다.

이날 연설에 나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통화정책 관련한 부분에는 침묵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주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을 포함해 올해 3~4번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지금 좋은 상황이고 성장세는 추세보다 약간 더 높은 모습이다"며 "총 3~4번의 기준금리 인상은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이 없다.

지난주 FOMC에서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졌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미 고용시장에 일부 '슬랙'이 있으며 물가는 아직 연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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