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헤지펀드 업계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골드만삭스 출신의 유명 투자가가 차린 회사도 폐업 대열에 합류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주식 부문 공동대표를 지낸 에릭 민디치(49)가 설립한 헤지펀드인 이튼파크캐피털매니지먼트는 이날 고객들에게 서한을 보내 13년 만에 회사 문을 닫게 됐음을 알렸다.

민디치는 서한에서 "최근 업계에 닥친 일련의 역풍과 어려운 시장 환경, 중요하게는 실망스러운 우리의 2016년 실적이 우리의 설립원칙에 부합하는 투자 프로그램 추구에 필요한 규모와 범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시험해왔다"며 투자금을 고객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튼파크는 4월까지 투자금의 40%를 돌려주고 나머지의 반환은 이후 몇 달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에서 초고속 승진을 한 민디치는 27세였던 1994년 역대 최연소로 골드만삭스의 최고 직급인 파트너로 임명돼 월가의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가 2004년 이튼파크를 설립할 때 몰린 투자금은 신생 헤지펀드로는 역대 최대급인 34억달러였다.

현재 운용자산이 70억달러인 이튼파크는 최근 들어서는 실적 부진으로 투자금 이탈에 시달려왔다.

이튼파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약 12%의 수익을 낸 지난해 9%의 손실을 봤고, 올해 들어서는 수익률이 보합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운용자산은 2011년을 정점을 찍은 뒤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수익률 부진에 결국 사업을 접게 된 헤지펀드 수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시장조사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지난해 문을 닫은 헤지펀드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1천57곳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기준 헤지펀드 수는 2013년 이후 최저치인 8천326개로 나타났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로엡 창립자는 작년 4월 투자자 서한에서 헤지펀드 업계가 처한 상황을 야구에 견줘 "대실패의 1이닝째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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