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주요 보험사들이 시중금리 상승으로 자본확충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로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금리 상승 추세를 보며 어느 쪽이 유리한지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후순위채는 신종자본증권보다 발행이 쉽지만, 잔존만기가 5년 이내일 경우 매년 자본인정비율이 20%씩 차감돼 해마다 자본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반면에 신종자본증권은 초기 배당 비용 등을 고려할 경우 후순위채 발행금리가 높지만 만기 시까지 100% 자본으로 인정되는 장점이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감독회계 강화로 지급여력(RBC)비율을 하루빨리 올려야 하는 입장에서 초기 발행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후순위채를 택하는 쪽이 많다.

NH농협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내에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발행규모는 3천억원에서 5천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흥국생명이 시중금리 상승으로 후순위채 발행을 돌연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시장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발행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후순위채는 잔존만기가 5년 이내로 돌입할 경우 매년 조달비용이 많이 늘어나 쉽게 선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발행규모 1천억원으로 발행금리 4.5%로 만기 6년짜리 후순위채를 발행할 경우 발행연도에는 4.5% 금리만 부담하면 되지만 1년이 지나면 약 5.6%, 2년후에는 약 7.5%로 자본인정비율 감소에 따른 부담이 발생한다. 금리 상승으로 RBC비율이 매년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초기 배당비용 등을 고려할 때 조달비용이 후순위채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자본인정을 영구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돼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생명이 5천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이를 주목하고 있다.

KB증권 김수연 연구원은 "자본확충은 일회성 요인이 아닌데 자본조달 단위당 비용이 급증하는 후순위채보다는 신종자본증권이 자본확충 도구로서는 경제적이며 안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생명보험사들은 한화생명이 업계 최초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분위기를 파악하고 시장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자본확충 수단으로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다음달 발행하는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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