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던진 화두는 '1등 기업'이었다. 업계의 경쟁 구도가 이동통신 가입자 쟁탈전에서 신사업 선점 경쟁으로 바뀌면서 기존 2·3위 사업자도 새로운 분야에선 1위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기에 SK텔레콤을 견제하기 위해 KT와 LG유플러스가 연합 전선을 구축하면서 통신 3사 간 신사업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이날 나란히 정기 주총을 열고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먼저 KT의 황창규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을 확정했다. 황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 정기 주총일까지로 앞으로 3년간 KT를 이끌게 된다.

황 회장은 KT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연임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CEO추천위원회는 2015년부터 2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황 회장은 재선임 확정과 함께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5대 플랫폼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1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5대 플랫폼이란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 등을 말한다. 모두 KT가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분야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범 서비스로 선보이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역시 황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KT는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하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주총에서 박정호 사장 체제 출범을 공식화하면서 박 사장에게 앞으로 2~7년간 단계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총 6만6천504주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영진의 성과 목표와 보상 체계를 기업가치와 직접 연계함으로써 책임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박 사장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새 사령탑에 오른 박 사장은 책임경영과 함께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로서 지위를 확고히 하고 신사업 분야에서도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미션을 받았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생태계 육성에 5조원, 5G 네트워크에 6조원 등 총 11조원을 투자해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권영수 부회장이 제시한 신사업 1등 전략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7일 정기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는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기존 사업의 효율성은 지속해서 제고하고 신사업은 반드시 1등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외 사업자와의 협업이 성장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KT뮤직 지분 투자와 사물인터넷(IoT) 동맹으로 손을 잡은 KT와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버라이즌, T모바일, 보다폰, 소프트뱅크, 차이나유니콤 등 글로벌 통신사와 협업을 모색 중이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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