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적인 자구계획은 인적 자구계획뿐…노조와 인건비 논의

사채권자 70% 기관투자자…모든 개인투자자 만나 동의 얻을 것

빅2 체제 염두에…대우조선 빨리 주인 찾아야 한다고 생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그동안 몇 차례 약속했던 흑자전환을 지키지 못함으로써 '양치기 소년'이 됐는지 모르지만, 올해는 흑자기조를 만들겠다"를 강조했다.

정성립 사장은 24일 서울 을지로 대우조선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에도 흑자를 내겠다고 약속했으나 못 지켜 면목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는 흑자 전환할 여건이 마련됐다. 유동성에 문제가 있지만, 올해 흑자냐 적자냐는 수주보다는 지금 배를 얼마나 건조하느냐의 문제"라며 "올해는 수주를 못 한다고 적자로 갔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거운 사명감과 함께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흑자로 전환함으로써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부연했다.

2017년 이후에는 LNG선 등 회사가 가장 경쟁력을 가진 선종을 중심으로 매출 포트폴리오가 구성됨에 따라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부실 해양프로젝트 원가 투입이 완료된 상황에서 양질의 수주잔량이 남았고 상선 및 특수선 중심의 사업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대우조선해양은 전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수주잔량 108척 중에서 50척이 LNGC-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로 척수 기준으로 약 46% 수준이다.

정 사장은 "궁극적으로는 '빅3'보다는 '빅2' 체제로 가는 게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원처럼 지원해지면서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만들어 놓은 다음, 국가 경제적인 차원에서 점진적으로 빅2 체제로 가는 게 맞고, 그것을 염두에 두고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빨리 주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해선 직원들과 노조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추가적인 자구계획에 대해서는 "기존에 발표한 자구안 이외에는 추가로 매각하거나 할 것이 없다"며 "이제 최종적으로 남은 것은 인적 자구계획뿐으로, 인건비와 관련해 노조와 합의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기존에 발표된 채무조정에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 "대우조선이 대응할 방안은 정공법밖에 없다"며 "올해 흑자전환을 하고 부채비율도 300% 정도로 조절되면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부터는 채권자를 만나 회사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설득해야 한다. 사실 채권에 투자했는데,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하면 누가 쉽게 동의하겠느냐"며 향후 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열중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은 "사채권자의 70%는 기관투자자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아직 개인투자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파악하지 못했다. 추가로 파악해 모두 만나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저가 수주가 국내 조선산업의 전반적인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서 반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5년 7월 이래 채권단에서 파견된 경영관리단의 관리 감독을 받음으로써 독단적인 저가 수주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다면서, 시장질서를 교란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경쟁사가 조성한 낮은 시장 선가로 인해 우량 고객과의 선가 협의에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 사장은 수주 부진과 선주사 경영악화에 따른 프로젝트 인도 연기, 건조자금 투입과 회수 시점의 시차 등으로 단기자금 부족현상이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115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제시했으나 실적은 15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헤비테일 입금 조건으로 60% 이상의 대금이 인도 시점에 회수됨으로써 자금 운용상의 시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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