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결국 법안 상정이 철회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럼프케어의 의회 통과 불확실성 속에서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4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1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0.97엔보다 0.22엔(0.19%) 높아졌다. 한때 110.59엔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79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784달러보다 0.0009달러(0.08%) 올랐다. 장중 1.0817달러까지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0.0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9.68엔보다 0.32엔(0.26%) 상승했다.

달러화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럼프케어' 건강보험법안 관련 불확실성 속에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등 혼조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트럼프케어의 의회 통과 불확실성 속에서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를 보였다.

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의 대체법안이며 하루 전에 하원 표결 예정이었지만 공화당이 의회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를 모으지 못해 연기됐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트럼프케어 의회 표결이 오후에 진행될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미 정치권 동향과 경제지표를 주목했다.

유로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3월 합성 구매관리리자지수(PMI) 예비치가 6년 만에 최고치를 보인 영향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기조 전환 가능성 기대로 상승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IHS 마르키트는 유로존의 지난 3월 합성 PMI 예비치가 56.7로 전월의 56.0에 비해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5.8을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11년 4월 이래 최고치다.

이날 미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언론사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세제개편안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곧 공개될 것이라고 발언해, 성장 기대감을 유지하려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또 세제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는 것은 건강보험법안보다 쉬울 것이다며 "세제안은 어떤 면에서 더 간단하다. 건강보험법안은 훨씬 복잡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9일 "경이로운" 세제안을 2~3주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므누신은 정부는 여전히 국경세에 대해서는 유보하고 있다며 세제변화에 따른 환율 움직임이 미 수출기업에 역풍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 가능제품) 수주가 변동성이 큰 민간 항공기 수주 증가로 두 달째 상승했지만, 핵심자본재 수주는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2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1.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1.5% 증가였다.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인 핵심자본재 수주는 0.1% 감소했다. 1월에는 0.1% 증가했다. 1~2월 핵심자본재 수주는 전년비로는 1.3% 증가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1.2%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급등했던 기업 심리 지표에서 보였던 낙관론이 2월에 투자 증가로 나타나는 신호가 없다며 앞으로 투자 시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제안이 올해나 내년에 나올 때까지 기업 투자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크바는 이는 성장이 더 느려지지 않기 위해서 감세안이 일찍 등장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올해 3월 미국의 합성 PMI가 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지자 달러화가 엔화에 오름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마르키트는 3월 미국의 합성 PMI 생산지수 예비치가 53.2로 전월의 54.1에서 하락했다며 2016년 9월 이후 가장 느린 성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다만 13개월째 확장세는 지속했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3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전월 53.8에서 52.9로 내렸다. 6개월래 최저치다.

3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전월 54.2에서 53.4로 밀렸다. 5개월래 가장 낮다.

IHS 마르키트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경제학자는 "미 경제 성장은 3월에 속도를 줄이고, 성장동력을 지속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며 "이번 지표는 1분기 GDP 전망치가 전분기 실적치 1.9%에서 1.7%로 하락한 것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테네시주 멤피스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며 대규모 장기 채권과 다른 자산 등을 줄이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 연은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뉴욕 퀸즈의 요크 대학에서 가진 토론회에서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어서 연준의 통화정책은 긴축적이 될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상은 점진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샌프란시시코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콘퍼런스에서 연준은 물가 목표를 재평가하면서 다음 경기 하강기를 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과거에 현재 2%인 물가목표를 높이거나 정책목표를 물가에서 경제성장률로 바꾸는 등의 정책을 연구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백악관에서 이날 오후 3시 하원 표결에 나서지만 찬성표가 절반을 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엔화에도 내려섰다. 이 소식에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반락해, 한때 100포인트가 넘는 낙폭을 보였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 백악관 대변인인 숀 스파이서는 트럼프케어의 하원 표결 시간을 예고하면서 의회에서 통과되는데 필요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지만, 점점 더 다가서고 있다고 인정했다.

WSJ은 더 많은 공화당 핵심 위원들이 트럼프케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후 3시반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다시 하원 표결이 재연기돼, 달러화가 엔화에 반등하고, 다우 지수도 낙폭을 줄이면서 마쳤다.

이후 오후 4시가 넘어 미 하원 의장인 폴 라이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 후 '트럼프케어' 법안을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공화당 일인자인 라이언 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한동안 '오바마케어'와 함께할 것 같다"며 "세제개편안 절차를 밟을 것이다"고 밝혔다.

전략가들은 트럼프케어가 금융시장에 중요한 친성장책은 아니지만,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했다는 기대가 컸다며 따라서 이런 소동은 앞으로 다른 정책의 시행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심어준다고 풀이했다.

스코셔뱅크는 오바마케어 폐지의 실패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예와 친성장정책에 타격일 수 있다며 일시적으로 달러화를 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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