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안전검사만 20가지 실시



(평택=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쾅'하며 육중한 소리를 내며 9.1kg짜리 추가 LG G6 배터리 위로 떨어졌다.

배터리 가운데에 15.8mm 직경의 쇠막대를 올려놓은 상태에서 추가 61cm 높이에서 자유 낙하했지만 배터리에서는 불꽃 하나 일지 않았다. 대신 가운데가 일직선으로 움푹 팬 배터리가 그 충격의 정도를 가늠케 했다.







지난 24일 취재진이 찾은 곳은 LG전자 제조복합단지 'LG 디지털파크' 내에 있는 배터리 평가랩이다. LG전자 스마트폰 배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으로 LG G6의 배터리도 이곳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쳤다.

배터리 평가랩을 책임지고 있는 LG전자 김성우 수석 연구원은 "배터리는 어떻게 보면 폭탄"이라면서 배터리 실험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곳은 설계상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배터리 설계 안전성 평가실, 강제 연소를 통해 시험하는 배터리 화재 평가실, 엑스레이(X-Ray) 등 사후 분석을 수행하는 '배터리 고장 분석 실험실' 등을 갖췄다.

LG전자에 따르면 배터리 평가랩은 배터리 관련 모든 검증을 한 곳에서 실시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배터리 안전성 통합 연구소이다.

김 연구원은 물리적인 압력에 의해 배터리가 손상되고 모양의 변형이 올 수 있지만 발화나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화재가 번지거나 파편이 튀지 않는 것이 안전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충격시험 다음으로는 날카로운 못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배터리를 관통시키는 실험이 이어졌다. 못이 배터리를 뚫었지만, 배터리에서는 연기하나 일지 않았다.







LG전자는 대표적인 배터리 안전성 규제기준인 미국 UL이 인증하는 11가지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는 것에 더해 LG전자 자체의 추가 검사까지 더해 안전성 검사만 20여 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열 노출 시험의 경우에는 기존 규격보다 15% 이상 높은 고온에서 테스트를 실시한다.

관통시험과 엑스레이 분석, 배터리 분석, 누액검사, 충방전 사이클 검사 등이 자체 검사에 속한다.

LG G6 배터리의 경우 김 연구원은 조사하는 배터리 샘플의 수를 더 늘렸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조사 대상이 되는 샘플 가운데서도 자체 검사에서 가장 취약한(worst case) 것으로 평가되는 샘플에 대해 실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불량이 1개라도 나오면 안 된다"면서 불량이 나오면 배터리를 제조사에 다시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LG전자는 배터리 엑스레이 검사는 전수 조사로 이뤄지는 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 이후에야 전수 엑스레이 검사 과정을 채택한 데에 대해서 다소 의아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터리 평가랩 말고도 스마트폰의 품질을 테스트하는 '제품 인정실'도 찾았다.

이곳에서는 제품별로 약 5천 시간 동안 가혹한 각종 테스트를 받게 된다. 총 1천여 가지 항목의 품질 테스트가 진행되고 품질 기준만 6만여 개에 이른다.

1m 높이에서 떨어져도 작동이 멈추지 않고, 수심 1.5m에 30분간 담가뒀다가 사용해도 멀쩡한 G6를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LG G6는 대화면 스마트폰 V20에 이어 미국 국방부에서 인정하는 군사 표준 규격 'MIL-STD 810G'를 획득했다.

군 작전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내구성을 갖췄다는 뜻이다.

낙하테스트는 물론 저온, 습도, 고온, 진동, 일사량, 저압, 분진, 방수, 열충격, 염수분무, 방우 등 총 14개 항목 테스트를 통과했다.

LG전자 MC글로벌오퍼레이션그룹장 이석종 전무는 "안전함과 튼튼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LG G6는 더욱 엄격한 기준에 따라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G6가 큰 호응을 못 받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라면서 "4월 초부터 미국과 유럽, 중남미에 공급될 예정이어서 4월 판매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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