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채권시장은 4월 국고채발행계획에서 국고채 30년물이 큰 폭으로 늘어난 부담이 나타날 전망이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20년물 8천400억원 입찰 결과가 중요하다.

대외변수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건강보험법안인 '트럼프케어'의 의회 상정 철회를 채권가격에 얼마나 반영하는지가 관건이다. 채권 강세 재료긴 하지만 서울채권시장의 수익률곡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4일 장 마감 후 4월 국고채발행계획을 내놓았다. 당초 7조7천억원 수준에서 발행될 예정이었지만 3천억원이 늘어난 8조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장기물 발행 규모에 주목했다. 지난주 국고채 50년물 입찰에서 장기투자기관의 수요가 저조했음을 확인한 만큼 장기물 발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참가자들은 적었다. 국고채 30년물은 전월보다 3천600억원 늘어났다. 반면 10년물과 20년물은 1천400억원과 400억원 각각 줄어들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올해 국고채 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단기(3~5년)는 40~50%, 중기(10년)는 20~30%, 장기(20~30년)는 25~35% 비중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보다 장기물 발행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1월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정부는 초장기물을 전체 발행액의 29% 수준에서 유지했다. 4월 국고채 발행 계획상으로 봤을 때 단기는 47.5%, 중기는 23.1%, 장기는 29.3%로 정부의 발행계획 레인지를 벗어나지는 않은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이 초장기물 발행량이 크게 늘었다고 인식한 이유는 두 가지다. 당초 기재부가 발표했었던 4월 발행예정액인 7조7천억원보다 3천억원이 늘어나면서 물량의 절대규모가 증가했고 국고채 30년물 발행규모가 3월보다 3천600억원 늘어나면서 물량 확장에 대한 부담이 30년물에 쏠렸기 때문이다.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음을 확인했음에도 정부가 30년물 발행량을 늘리면서 수익률곡선 정상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함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국고채 50년물 발행 계획을 발표한 자리에서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국채 수익률곡선이 스무딩하게 정상화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의지를 확인한만큼 이날 예정된 국고채 20년물 입찰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발행 규모는 8천400억원으로 많지 않지만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요가 얼마나 될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다음 주 국고채 30년물 입찰까지 예정돼있다.

시장참가자들이 주목했던 미국의 트럼프케어는 결국 의회 상정이 철회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10년물은 1.16bp 하락한 2.4125%, 2년물은 0.36bp 내린 1.2525%였다.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2월 내구재수주는 전월대비 1.7%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1.5%를 상회했고, 1월 내구재수주 실적도 상향 수정됐다. 3월 합성 PMI는 53.2로 전월(54.1)에서 하락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77.7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22.40원) 대비 4.45원 내린 셈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86포인트(0.29%) 하락한 20,596.72에 거래를 마쳤다.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7센트(0.6%) 상승한 47.97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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