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하락세에서 잠시 벗어나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외환(FX) 스와프포인트가가파르게 다시 밀리고 있다.

단기 외화자금시장(달러 머니 마켓)에서 분기말 달러 사정이 다소 빡빡하게 돌아가면서 스와프시장이 영향을 받았고, 중국계 금융사도 우리나라에서 달러를 차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당분간 거래량이 감소하고 스와프포인트도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7일 달러-원 스와프 호가 일별추이(화면번호 2132)에 따르면 지난 23~24일 이틀 동안 스와프포인트가 급하게 내렸다.

1년물은 마이너스(-) 7.70원으로 연저점 -8.40원에 다가섰고, 6월물과 3월물, 1년물도 각각 -3.00원과 -1.25원, -0.60원을 나타내며 지난 2월 중순 연저점에 근접하고 있다.

수급상으로 스와프시장은 해외 투자 환 헤지 물량에 따른 에셋스와프가 시장에 유입되면서 하락 압력이 우세한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스와프포인트 가격을 결정하는 한미 금리차이가 축소돼, 스와프포인트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스와프포인트의 절대 레벨이 크게 낮아져 외국인의 재정거래 유인이 커지거나 저점 매수 매력이 생기지 않는 한, 사실상 하락 일 방향으로 움직이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스와프포인트는 분기말이라는 시기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낙폭이 거세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기말이 다가오면서 외화 유동성 비율 등을 맞춰야 하는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달러 운용폭을 줄이자, 1년 이하 달러 머니 마켓에서 증권사 등의 달러 차입금리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머니 마켓 브로커들에 따르면 전 거래일 달러 1개월물 차입금리는 1.25%로 이달 초 0.96% 대비 29bp 뛰어 올랐다.

달러 유동성 자체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머니 마켓 금리가 오르면서 스와프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하는 비용인 스와프포인트의 하락 폭도 덩달아 커졌다는 얘기다.

중개사의 한 외화자금 담당자는 "은행들이 분기말까지 맞춰야 하는 비율 때문에 달러를 대여하지 않으려 하니까, 거래는 줄고 금리가 오른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부 팀장은 "은행별로 다소 넉넉하게 유동성 비율을 가져가려 하는데, 분기말에 다가갈 수록 달러가 타이트해진다"며 "금리가 얼마나 뛸지 모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은행권의 원화 운용 여건에 여유가 있는 점도 달러 사정을 빠듯하게 만들고 있다.

전 거래일 지금준비금(지준) 적수(매일 쌓는 지준 합계)는 약 39조 원 부족이지만, 지준 마감일인 내달 5일에는 적수 잉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분기말을 앞두고는 정부의 재정 집행이 커지는 경향이 있고, 내달 3일에는 이자를 포함해 총 7조7천억 원의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만기도래분이 시중에 들어온다.

특히 분기말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중화권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중국계 은행이 우리나라에서 달러를 차입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개월물 기준으로 중국계 달러 차입금리는 이달 초 1.50%에서 전 거래일 1.75~1.77%에 수준으로 상승했다.

다른 중개사의 관계자는 "중국 본토에서 달러 자금이 얼마나 나오느냐 따라서 한국시장에서 차입할지가 결정된다"며 "최근 중국 본토에서는 렌더(대여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런 이유로 당분간 스와프포인트가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스와프포인트 영향을 받아 1년 통화스와프(CRS) 금리도 잠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외국계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전일에는) 월말을 넘기는 달러 때문에 비드가 약해졌는데 에셋스와프가 나오면서 약간 패닉성으로 반응했다"며 "분기말이 지나기 전까지는 하방압력이 셀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한 이자율딜러는 "일반적으로 CRS는 1~2년물이 스와프포인트 영향을 받는다"며 "그러나 CRS 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내리면 원화 강세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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