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물가연동국채(물가채)의 변동성이 이달 들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그 이유와 전망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하회하는 등 유가 하락 부담이 이어지면서 국고채전문딜러(PD)를 중심으로 악성매물이 출회된 것을 이유로 꼽았다.

27일 연합인포맥스 BEI(화면번호 4525)에 따르면 전 거래일 BEI는 87.7bp를 나타냈다. BEI가 올해 들어 두달 가까이 100bp를 상회해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불과 보름 사이에 30bp가량이 급락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국제유가 하락에 원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물가채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1.8%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국제유가 평균은 배럴당 51달러다. 두바이유는 올해 초 배럴당 55달러까지 올랐지만 전 거래일 48.97달러까지 떨어졌다. 올해 중 두바이유 평균은 배럴당 53.25달러로 한은의 전망치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도 국제유가 하락은 물가채 매도 트리거로 작용했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한 것도 물가채 심리 위축 원인으로 꼽았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0일 1,160원 수준에서 전 거래일에는 1,114.70원으로 45원 가량 하락했다. 원화 강세는 수입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채권시장은 PD가 물가채를 인수한 후 다시 유통시장에 내놓는 과정에서 손절성 매도가 출회된 것이 최근 물가채 변동성을 키운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PD는 국고채 10년물 입찰과 동시에 물가채를 비경쟁인수 방식으로 행사한다. PD는 올해 들어 물가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올해 중 물가채는 1조480억원이 발행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물가채 발행액이 1천370억원에 그쳤다. PD의 물가채 인수가 의무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참가자들의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셈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물가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면서 물가채 매도가 쏟아졌다. 올해 들어 BEI가 상승하면서 물가채를 보유한 기관의 수익이 좋았지만 단기적으로 BEI 급락을 버티지 못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PD의 과도한 경쟁이 물가채의 손절성 매도로 연결되면서 가격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PD 가점을 위해 물가채를 인수한 후 매물로 내놓으면서 시장 쏠림이 발생했다. 물가 상승으로 물가채 인수에 대한 부담이 과거보다 줄어든 것이 물가채 인수 경쟁으로 연결된 셈이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이달 물가채 발행을 앞두고 PD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지난 17일부터 물가채 매도가 나오면서 BEI가 급락했다"며 "BEI가 81bp 수준까지 밀리면서 BEI 단기 저점으로 인식하는 기관들이 PD의 물량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물가채가 유동성이 적다 보니 이를 조성하는 PD의 부담이 크다"며 "물가채에 대한 메리트가 적었는데 최근 들어 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과정에서 변동성도 덩달아 커졌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PD의 손절성 매도로 BEI가 80bp 초반까지 떨어졌는데, 단기 급락이라는 인식도 상당하다"며 "PD의 악성매물이 마무리됐고 국제유가 하락도 가격에 반영되면서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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