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BOJ)이 약 8년만에 국채를 시장에 일시적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은 대규모 금융완화에 따른 국채 부족이라는 시장 왜곡 현상이 드러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지난 24일 일본은행은 보유 국채를 일정 기간 이후 다시 사는 조건으로 금융기관에 매각하는 거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해당 거래를 실시한 것은 2008년 11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금융기관은 2조 엔 넘게 응찰했고 이 가운데 약 1조 엔이 낙찰됐다. 거래 기간은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일주일이다.

일본은행이 이처럼 대규모로 국채를 매각한 것은 자금 흡수 목적이 아니라 3월 말 2016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시장에서 국채 부족 현상이 상당히 심화됐기 때문이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기관이 국채와 현금을 일정기간 교환할 때 적용되는 지표 금리는 지난 23일 일주일물 기준으로 -0.788%를 기록해 전일 대비 0.686%포인트 급락했다.

노무라증권은 "하루 만에 이렇게 금리가 급락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국채가 갑자기 품귀 현상을 보인 것은 금융기관이 여유 현금을 두는 것보다 국채를 운용하고 있는 편이 결산기말 대차대조표 모양새로 볼 때 더 낫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23일 국채 일시 매각 방안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3월 중 단기국채 매입도 중단하겠다는 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일본은행의 이례적인 대응에 시장은 급속히 안정을 되찾아 24일 국채 대차시 적용되는 일주일물 금리는 -0.145%로 되돌아왔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의 지나친 국채 매입이 국채 부족의 근본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단리서치는 "금융완화가 길어지면서 국채 부족이 만성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3월 말을 넘으면 시장이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채 부족과 이에 따른 금리 급등락이라는 완화 부작용은 쉽게 수습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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