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홍경표 기자 =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이 취임한 지난해 2월부터 '560조' 국민연금기금에 바람잘 날이 없다. 취임 후 주식 벤치마크(BM) 논란, 최순실 사태, 운용역 기밀유출,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손실까지 국민연금이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다. 강면욱 CIO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대우조선 손실에 대한 책임 추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면욱 CIO는 지난해 상반기 부임 직후 국내 주식 'BM 복제율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나, 이로 인해 중소형주 죽이기 논란에 휘말렸다.

BM 복제율 가이드라인은 투자 쏠림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펀드매니저들이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중소형주 비중을 줄이고 대형주를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 기관투자가들은 코스닥 지수가 하락세에 있어도 BM 복제율을 맞추기 위해 중소형주를 일괄 매도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자 안종범 전 수석과의 인연이 재조명되면서 '강면욱 흔들기'가 가속화됐다. 안종범 전 수석이 구속되자 고등학교·대학교 동문인 강면욱 CIO에도 불똥이 튀었다.

강면욱 CIO가 주식 BM과 낙하산 논란으로 흔들리는 사이 기금본부는 전주 이전을 앞두게 됐고, 혼란을 틈타 실장급 기금본부 운용역이 기밀을 유출하는 최악의 '기강해이' 사태까지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대우조선 회사채 손실 이슈까지 불거졌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를 현재 3천900억원가량 보유하고 있는데, 대우조선 신용등급이 지난해 'BB+'에서 올해 'B-'까지 떨어지는데도 손을 쓰지 못했다.

손실은 물론 심각한 운용 안정성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대체투자 등 국민연금의 중요한 투자 건은 투자위원회를 거치게 돼 있는데, 회사채 등 채권 투자는 기금운용본부 채권운용실에 일임한다.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로 국민연금 채권 투자의 틀이 그만큼 잘 갖춰져 있어 기금운용본부에 전권을 주는 것이다

국민연금 출신 한 관계자는 "부실 회사채로 국민연금이 오르내린다는 것 자체가 국민연금기금이 생긴 이후 처음일 것"이라며 "가장 많은 정보가 모이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무엇보다 가장 안정적인 운용을 하는 것으로 인정받는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회사채에서 손실을 보게 됐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 시행규칙은 보유 투자자산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경우 관련되는 각 운용부서장은 관리방안을 리스크관리센터장을 거쳐 본부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CIO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강면욱 CIO는 대우조선 손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강 CIO가 주식 BM에 매달리는 사이 280조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수익률은 지난 2015년 4.29%에서 지난해 1.83%로 급락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강면욱 CIO는 취임시부터 마케팅 중심의 경력으로 기금본부의 수장에 적합한지에 대한 논란이 시장에서 있었다"며 "취임 이후에도 다소 위태해 보였는데 결국 대우조선 등의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면욱 국민연금 CIO (출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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