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의 신용등급 하락에도 이를 계속 보유해 손실을 자초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져 회사채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이를 팔지 않아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27일 연합인포맥스 채권/CP 신용등급 변동추이(발행사별)(화면번호 4212)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채권등급은 'B-'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9월 4일까지 'AA-'의 등급을 유지하다가 그 이후 'A+'가 됐고, 2015년 4월에는 'A', 같은 해 7월에는 'A-'에서 'BBB+', 'BBB'로 추락했다.

그해 말 'BB+'으로 떨어진 뒤 결국 올해는 'B-'라는 최악의 등급으로 주저앉았다.

대우조선은 신용등급이 떨어지기 직전인 2014년 4월에 총 5천억원 규모로 회사채 3년물인 6-1호와 5년물인 6-2호를 발행했다. 4천400억원인 6-1호의 만기는 오는 4월 21일이다.

신용등급이 'A+'일 때 3천500억원 규모로 3년물인 7호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은 현재 대우조선의 회사채를 3천900억원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대우조선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이같이 하락하는데도 국민연금이 모두 매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보통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매도주문이 많이 나와 팔지 못해 강제로 보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장외채권시장에서 대우조선 회사채는 지속적으로 거래돼왔다.

실제로 장외채권시장에서 올해 1월 11일로 6-1호가 가장 최근에 거래됐고, 지난 2014년 9월 신용등급 하락 이후에도 약 147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신용등급 하락 이후 이전과 같이 활발하게 거래가 되진 않았지만,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즉, 국민연금은 다소 손해를 보더라고 대우조선 회사채를 매도할 기회가 있었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보통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일단 판다"며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이 같은 심리가 시장에 퍼지면 팔려고 해도 안 팔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이 심각해지면 장내와 장외 시장 가리지 않고 매도하는데 국민연금은 그러한 기회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다른 자산운용사 채권 매니저는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고객들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왜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지 못했지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국민연금은 보유 중이던 대우조선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이후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불안할 때 다소 싸게라도 팔았어야 했는데 이러한 기회를 놓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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