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과의 경쟁에 있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경영성과 측면에서 신한금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KB금융의 성장을 선의의 경쟁자로서 반겼지만, 건전 경영을 내세우는 신한금융이 영업력 면에서 뛰어남을 내세웠다.

조 회장은 27일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념 간담회에서 올해부터 본격화된 KB금융과의 경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KB금융은 건전한 경쟁을 앞세운 상당히 좋은 경쟁사"라고 평가했다.

최근 KB금융의 상승세에 대해서는 건전성과 비용의 효율성이 개선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간 대손 비용 관리가 안 됐던 KB금융이 최근에는 신한 버금가게 좋아졌다"며 "지난해 2천800명의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의 효율성을 제고해 경쟁하기 만만치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올 한해 성적표는 조만간 발표될 1분기 실적을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회장은 "1분기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데 올해 영업 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특수한 이익을 바탕으로 한 일회성 요인은 빼고 부문별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과거 신한은행에서 리테일 담당 임원을 하던 시절 이야기를 꺼내 리딩 금융의 왕좌를 뺏기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KB금융의 리테일이 강하지만 영업력 면에서는 신한이 세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내부에서도 직원들의 영업력에 대한 평가를 높이 하고 있으니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불거진 대우조선해양 문제에 대해선 국가적 차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신한은행의 경우 대우조선의 대출채권은 160억원에 불과하지만, 선수금환급보증(RG) 형식으로 나간 지급보증은 2천979억원에 달한다. 만약 대우조선이 법정관리 수준의 구조조정 방식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들어가면 2천억원 수준의 손실을 떠안게 된다.

조 회장은 "이미 대우조선에 대한 위험은 대부분 노출된 상황이고, 은행도 충분한 수준의 충당금을 쌓았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니 각자의 영역에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취임 인사차 방문했지만, 대우조선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만약 국민연금이 정부가 제시한 채무 조정안을 반대할 경우 신한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의 손실규모는 많이 늘어난다.

이날 조 회장은 선택적 집중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아이타스처럼 명실상부한 업권 1위가 아닌 그룹사엔 고객과 시장 관점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부문에 집중키로 했다.

해외 시장에 있어서도 대외 관계가 불확실한 중국보단 은행에 이어 카드까지 제휴 관계를 넓히고 있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은행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 금융지주사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증권 DNA를 강조해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 리딩 금융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두 자릿수는 기록해야 한다"며 "투자자와 주주 모두 사고 싶은 주식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대법원 판결이 종결된 신한 사태와 관련해선 여전히 말을 아꼈다.

최근 조 회장은 대법원 판결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한 상태다.

그는 "(신상훈 전 사장이) 완전 무죄가 아니므로 스톡옵션 지급은 팩트에 따라 지급 여부와 절차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이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결정할 테니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신 전 사장의 입장도 이해되지만, 미래지향적인 입장에서 가야 한다"며 "선배들의 조직을 지키려 했던 마음, 선배들의 결심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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