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기업들이 앞다퉈 탈모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탈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탈모 관련 제품 출시가 쉬워지는 점도 영향을 줬다.

◇ 업체들, 탈모 관련 제품 출시 잇달아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건강기능식품사업부인 헬스원은 탈모 브랜드 '골든캐치'를 선보인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2002년 건강식품 시장에 진출한 헬스원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사업 진출을 모색해오다 이번에 탈모 예방 제품을 출시했다. 골든캐치 제품은 맥주효모를 원료로 만든 골든캐치 맥주효모와 골든캐치 샴푸액이다.

골든캐치 맥주효모는 국산 맥주 효모분말 100%다. 3g 정도를 그대로 섭취하거나 물과 요구르트 등에 타서 먹으면 된다. 골든캐치 샴푸액은 탈모 방지 또는 모발 굵기 증가의 효능·효과를 지닌 의약외품이다. 맥주효모는 단백질과 비오틴, 미네랄 등이 풍부해 모발의 영양 보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롯데 헬스원은 홈쇼핑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이후 편의점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최근 다양한 모발과 두피에 따라 맞춤 처방을 제안하는 탈모 관리 전문브랜드 '닥터그루트(Dr. Groot)'를 선보였다.

닥터그루트의 탈모방지 샴푸는 지성 두피용, 힘없는 모발용, 손상 모발용 등 3가지로 출시된다.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와 실리콘 대신 자연 유래 세정성분과 영양성분을 사용해 민감한 두피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독일의 탈모 방지샴푸 브랜드 '알페신'을 생산하는 닥터 볼프그룹도 최근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닥터 볼프그룹 관계자는 "카페인 성분은 의약품과 달리 부작용이 없다"며 "카페인 샴푸인 '알페신'을 사용하면 탈모를 예방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4조원 규모의 탈모 시장…식약처 규제완화로 관심 커져

이처럼 업체들이 탈모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모발학회에 따르면 탈모 관련 시장은 탈모 방지샴푸, 탈모 관리서비스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나눠며, 전체 시장규모는 약 4조원대로 추정된다.

탈모 환자도 적지 않다. 닐슨코리아가 최근 25∼45세 한국인 남성 80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47%가 탈모로 고통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탈모를 치료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엔 75%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탈모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의 만족도는 높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이 3년간(2012~2014년) 탈모 방지샴푸·앰플 등 탈모 방지제를 사용한 경험자 4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사용 후 기대만큼 만족했다'는 응답은 13.5%(66명)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탈모 관련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탈모 방지샴푸 등을 이용한 후 느끼는 만족감은 낮다"며 "이런 점을 노리고 업체들이 탈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가 관련 규제를 완화해 업체들이 탈모 관련 제품을 출시하기 쉬워지는 점도 업체들이 탈모 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식약처는 오는 5월 30일부터 기능성 화장품의 종류를 넓히는 내용을 담은 개정 화장품법과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기능성 화장품 심사 규정 등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기능성 화장품의 범위가 기존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 등 3종에서 10종으로 확대된다. 염모, 탈색·탈염, 제모, 탈모 완화, 여드름성 피부 완화, 아토피성 피부 보습 등이 추가된 것이다.

새로 추가되는 7종은 그동안 의약품이나 의약외품 등으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화장품보다 상대적으로 시판허가를 받기가 까다로웠다. 하지만 이번 법규 개정으로 시판허가를 받기가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