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연준보다 트럼프 경제정책에 더 관심"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달러 강세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연준 관계자가 연 4회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매파 발언을 했음에도 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다.

신문은 트럼프 정책 방향이 엔화 가치를 좌우하고 있는데다 시장과 연준 사이의 거리감이 커진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전일 과도한 급락에 따른 되돌리기로 110엔 후반까지 올랐으나 지속력은 부족했다. 오후 4시 27분 현재 달러-엔은 뉴욕 전장 대비 0.04엔(0.04%) 하락한 110.61엔을 기록 중이다.

한 일본 은행권 관계자는 "월말, 회계연도 말을 맞이해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매에 참여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뿐만 아니라 연준과 시장의 대화가 흔들리기 시작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27일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률이 계속 높아지고, 근원물가가 진짜로 오른다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네 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신중한 '비둘기파'로 인식돼 왔던 에번스 총재의 강한 발언에도 시장은 거의 무반응이었다.

미즈호은행은 "연준은 할 수 있을 때 금리를 올려 정책 여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옐런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 상황이 금리 인상 판단의 근거라고 말해왔지만, 사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안색을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실물 경제 회복보다 정치적 요인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측면이 있다는 인식에 시장은 연준 관계자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오조라은행은 29일 옐런 의장의 강연이 또 예정돼 있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재료가 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신문은 연준이 6월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엔 매도·달러 매수를 진행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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