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오토론에 특히 시선 집중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의 자동차담보대출(오토론)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월가 투자은행과 신용평가사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27일(현지시간) 지난 며칠 동안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 모건스탠리, 미즈호, 시장조사업체 에버코어 ISI 등이 관련 문제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BI는 오토론 시장에 관심이 갑자기 쏠린 것은 자동차 할부금융회사 얼라이파이낸셜이 최근 중고차 가격의 하락세 심화 등으로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은 점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짚었다.

얼라이파이낸셜은 지난 21일 올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를 지난 1월 말 제시했던 15%에서 5~15%로 하향했다.

얼라이파이낸셜의 주가는 지난 2월 중순 23.48달러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17% 빠진 상태다.

에버코어 ISI는 리스 계약이 끝나고 중고차시장에 나오는 '오프리스' 차량 물량의 급증으로 중고차 잔존가치가 급락했다고 진단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미국의 전체 오토론 잔액은 1조1천600억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1.9% 증가하면서 관련 통계가 있는 18년 동안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되는 90일 이상 연체율은 3.8%로 직전 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국제 신평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작년 4분기 서브프라임(비우량) 오토론의 60일 이상 연체율은 6%에 근접해 최소 7년만의 최고치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했다.

피치는 서브프라임 영역에서 오토론의 신용도 악화가 극심하다면서 사업 이력이 비교적 짧은 기관들이 높은 위험추구 성향과 헐거운 대출 기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독립금융회사와 신용조합이 2016년 (시장에서) 가장 크게 힘을 키웠다"면서 독립금융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년 동안 18.9%에서 20.5%로, 신용조합의 시장점유율은 25.0%에서 25.4%로 각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미즈호의 스티븐 리치우토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1월 7.9%였던 서브프라임 오토론의 손실률은 올해 1월에는 9.1%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27일자 보고서에서 신규 차량 구매 시 받는 대출에 기존 대출을 추가하는 이른바 '트레이드인 트레이드밀(trade-in treadmill)'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대출 행태는 중고차 가격에서 남은 대출을 뺀 금액이 마이너스로 떨어져서 차를 팔아도 종전 대출을 상환할 수 없는 경우를 일컫는다.

무디스는 이런 대출자들은 점점 더 큰 위험을 떠안고 있는 것이라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발생 시 손실도 더 커진다고 우려했다.

모건스탠리는 오토론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에서 신용도가 특히 낮은 '딥 서브프라임'(deep subprime) 대출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오토론 ABS의 기초자산 중 신용점수가 550점 미만인 딥 서브프라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이후로 5.1%에서 32.5%로 급증했다.

아울러 서브프라임 오토론 ABS의 60일 이상 연체율은 4.51%로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점(4.69%)에 다가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건스탠리는 "디폴트율도 비슷한 모습으로 오르고 있다"면서 서브프라임 오토론 ABS의 디폴트율이 11.96%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비(非)주택 관련 가계부채 추이>

※자료: 뉴욕 연방준비은행(녹색이 오토론)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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