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증권주 시가총액 순위가 2개월 반 만에 뒤집혔다. 지난 1월 중순 이후 시가총액 3위를 한국금융지주에 내줬던 삼성증권이 다시 자리를 되찾으며 개선된 투자심리를 방증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기준으로 삼성증권의 시가총액이 한국금융지주를 앞질렀다. 전일에는 삼성증권의 시가총액이 3조362억원을 기록해 한국금융지주를 약 4천억원 차이로 앞섰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삼성증권의 시가총액은 증권업종 중 가장 컸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하는 등 업계의 합종연횡을 거친 후 업종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연초 이후 코스피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증권주 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증권주는 베타가 높아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높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화면번호 3211) 올해 첫 3개월여 동안 코스피가 6.5% 이상 오르는 동안 증권주도 18% 강세를 나타냈다.

세부 종목의 등락은 희비가 엇갈렸다. 초대형 IB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주가 수익률은 30%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 주가는 7%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13%의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금융지주보다도 부진한 오름폭을 시현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의 경우 베타가 1.7로 높아 지수 상승 시 주가가 가장 빠르게 상승할 수 있었다. 반면 삼성증권의 베타는 1.3에 그쳤다.

최근 증권주에는 연초 이후 랠리에 따른 차익 시현 매물이 다소 출회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증권의 경우 오름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낙폭도 상대적으로 작았고 이에 시가총액 기준으로 한국금융지주를 앞설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간 삼성증권의 경우 초대형 IB 출범에 따른 대형 증권주 랠리에서 다소 비켜나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경우 타 대형 증권사보다 IB 관련 이익의 비중이 작았고 보수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초대형 IB 수익이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대주주 리스크도 발목을 잡았다.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자살보험금과 관련해 기관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관경고를 받은 금융회사 및 계열사는 1년간 새로운 사업을 시행하지 못한다'라는 금융당국 규정으로 인해 삼성증권의 초대형 IB 관련 사업도 1년 뒤를 기약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향후 주가 흐름은 긍정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발행 어음 등 신규사업 인가가 1년간 금지되나 시기적인 지연에 따른 중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서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강점인 자산관리 경쟁력이 향후 기업금융 시장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며 "그간 보수적 운용전략에 기인한 디스카운트가 과도했으며 올해 전반적인 IB 부문의 수익성 개선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