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일부 증권사들이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투자 문제로 속을 끓이고 있다. 정부가 채무조정안을 발표하면서 회사채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회사채를 들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의 속앓이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나이스신용평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약 400억원을 갖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의 만기가 올해 4월과 7월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만기가 4월인 회사채는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다 상환을 받을 수 있었는데, 타이밍 때문에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 23일 선(先) 채무조정, 후(後) 추가 유동성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자율적 구조조정 방안을 우선 추진하는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내달 17∼18일 5회에 걸쳐 열리는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에서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연장하는 채무재조정을 마무리한 뒤 신규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져는 총 1천352억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400억원을 갖고 있고, 하나금융투자(300억원), 유안타증권(241억원), KB증권(211억원), 동부증권(200억원) 순이다.

특히 유안타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동부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대비 회사채 규모가 커 향후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나이스신평은 지적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별다른 대응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일단 다음 달 사채권자집회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별다른 대응책이나 입장을 정하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일단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어떤 식으로 결정 내리는지 다음 달 사채권자집회 때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증권업계가 가진 회사채 규모가 국민연금이나 다른 채권자들이 가진 것에 비하면 너무 적어서 채권자 간 형평성이 지켜질지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B증권사 관계자도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는 못한 상태로, 우선 추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면서도 "대우조선해양이 이해관계자도 너무 많고, 정치적 이슈도 섞여 있어서 채무조정안에 반대하고 싶어도 그럴 수 있는 분위기인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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