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글로벌 경기 반등에 힘입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증가세를 지속,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지난해 가구의 실질소득 증가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가구소득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됐다.

국회예산정책처(NABO)는 29일 발간한 '경제동향 및 이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우선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는 수출은 앞으로도 개선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수출금액뿐 아니라 물량도 증가 추세로 돌아서는 등 질적으로 나쁘지 않은 데다, 미국과 유로존, 중국 등의 제조업 경기가 개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와 2015년 각각 5.9%와 8% 감소하는 등 2년 연속 역성장했다. 반면 올해는 1~2월 평균 15.7% 증가하는 등 개선됐다. 월별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 중이다.

수출단가가 개선된 점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물량 기준으로도 1월에 5.2%, 2월 1.8% 늘어나는 등 증가세다.

변동성이 심한 선박류를 제외한 일평균 수출금액은 지난 2월 18억8천만달러를 기록하며 2015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NABO는 수출금액은 물론 물량 기준으로도 증가세가 뚜렷한 것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반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NABO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회복 등에 따른 소비심리, 투자여건이 개선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가 2월 57.7까지 올랐고, 중국의 2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6으로 7개월째 확장세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2월 PMI도 55.4로 지난 2011년 4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NABO는 "최근의 수출 증가는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에 기인하고 있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의 성장 기여도를 제고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가계는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NABO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명목소득증가율은 0.6%로 2015년보다 1%포인트 악화했다.

더욱이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증가율은 마이너스(-)0.4%를 기록했다. 사실상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NABO는 가계소득이 늘지 못하는 이유로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이전되는 환류성이 약화된 점과 자영업의 낮은 수익성,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이자소득 감소 등을 꼽았다.

우선 국민총소득(GNI) 중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66.5%에서 2015년 62.0%로 악화했다. 이 비율은 2013년 기준 63.8%로 일본 74.4%, 미국 79.8%, 영국 78.4%, 프랑스 79.1%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만큼 기업소득이 가계로 이전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또 2010~2015년 기간 우리나라 자영업의 영업이익증가율은 연평균 2.1%로 기업 5.9%보다 두 배 이상 낮았다.

여기에 가계부채가 큰 폭 증가하면서 지난 2010년 4조원 이상이던 순이자소득은 2015년에는 1천억원으로 급감했다.

NABO는 "가계소득증가 둔화는 현재의 소비를 줄일 뿐 아니라 미래 소비 여력을 감소시켜 내수기반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기업소득이 증가해도 내수기반이 확대되지 못하면 경제성장과 가계소득 증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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